- 현금지급, 대출금 마련 등 지원방안도 다양
- 삼성, 현대기아차, SK, LG 등 재계 전반 확산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새 정부의 대기업 정책이 동반성장과 상생ㆍ일자리 등으로 압축되자 재계 또한 본격적인 화답에 나서고 있다. 현대ㆍ기아차가 1차 협력사 대상 위주로 상생활동을 펼치던 데서 2ㆍ3차 협력사로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의 상생 경영의 큰틀을 공개했다.
1차 협력사를 통한 2ㆍ3차 협력사 경쟁력 향상에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판단하고 2ㆍ3차 협력사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에 나선 것이다. 2ㆍ3차 협력사의 경쟁력을 끌어올기기 위해 대기업이 직접 지원에 나서는 건 비단 현대ㆍ기아차 뿐 아니라 삼성과 SK, LG 등 재계 전반의 흐름으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경영개선부터 해외진출까지 직접 지원= 현대ㆍ기아차의 선순환형 동반성장 5대 전략은 2ㆍ3차 협력사들이 직접 나서기 어려웠던 분야를 현대ㆍ기아차가 직접적인 지원 창구를 마련해 성장을 유도한다는 데서 차별화된 접근으로 평가받고 있다. 5대 전략은 ▷경영 개선 ▷경쟁력 강화 ▷해외 진출 ▷고용 지원 ▷상생협력 관리강화 등으로 요약된다.
이런 지원방안은 그동안 1차 협력사 위주로 진행돼온 게 현실이다. 하지만 1차 협력사 지원만으론 2ㆍ3차 협력사에 순차적으로 경쟁력이 이전되는 데는 한계를 보였다는 판단에 따라 현대ㆍ기아차는 과감히 지원 대상 범위를 확대키로 했다.
지원 방안에는 2ㆍ3차 협력사 전용 대출자금 1000억원을 마련하고, 고용 및 R&D 강화방안으로 500억원을 별도로 출연하는 등 자금 지원 방안이 우선적으로 담겼다. 여기에 현대ㆍ기아차는 해외진출과 수출마케팅을 돕고 2ㆍ3차 협력사만을 위한 별도 채용박람회를 열기로 했다. 이는 현대ㆍ기아차가 사상 처음으로 시도 하는 것이다.
나아가 1차 협력사가 2ㆍ3차 협력사와 협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상생 점검시스템을 구축해 1차 협력사에 대한 책임감도 부여해 일종의 ‘내리지원’ 구조 또한 구축했다.
현대ㆍ기아차는 2ㆍ3차 협력사 지원을 강화해 이들 기업이 1차 협력사 수준으로 내실이 강화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 현대ㆍ기아차 1차 협력사의 작년 평균 매출액은 2722억원으로, 2001년 733억원 대비 3.7배가 증가하는 등 연평균 9.1%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협력사 기업 규모의 경우 대기업(중견기업 포함) 숫자는 작년 137개사로 2001년 46개사 대비 3배 증가했다. 이 중 연 매출 5000억원 미만의 중견기업 숫자도 같은 기간 37개사에서 111개사로 3배 늘었다.
▶2차는 물론 3차에도 곳간 푸는 대기업= 다른 주요 대기업들도 2차 이하 협력사에 대한 지원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 물품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30일 이내 지급하도록 하는 혁신적 물품 대금 지급 프로세스를 실시 중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시중 은행들과 함께 총 5000억원의 ‘물대지원펀드’를 조성했다.
SK그룹도 최근 16개 주력 관계사 CEO들과 회의를 열고 협력업체들과의 동반성장 강화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서 SK CEO들은 ‘사회와 함께할 수 있는 딥체인지’ 방안에 대해 토론을 벌인 뒤 “최 회장이 강조한 ‘사회적 가치’ 창출 관점에서 1차 협력업체를 넘어 2ㆍ3차협력업체까지 체감할 수 있는 상생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하자”고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SK인천석유화학은 최근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임금 일부를 협력사와 나누고 회사가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기금을 조성하는 ‘임금공유’ 방식의 상생협력 모델을 지역기업 최초로 도입해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LG디스플레이는 자사의 사업장에서 1년 이상 근무한 2ㆍ3차 협력사 직원이 암에 걸릴 경우 LG디스플레이 직원이 받는 것과 동일한 의료 지원을 하기로 해 화제가 됐다. 또 금융기관 제휴를 통해 저금리 대출(동반성장펀드)을 지원하고 마이너스통장 방식으로 생산자금을 지원하는 네트워크론도 3차 협력사까지 받을 수 있도록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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