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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경남, “딸 한테는 골프 안시키고 싶다”
존재감 없던 4년2개월 마음고생
“여자의 삶 등 포기할 것 많아 반대”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남자골프계 ‘게으른 천재’로 불리며 9승까지는 달음질 하듯 일궈냈던 강경남이 4년2개월만에 10승째를 올리면서 그간 말 못했던 회한을 쏟아냈다.

16일 경남 사천 서경타니 컨트리클럽 청룡 현무코스(파71·6672야드)에서 끝난 KGT 카이도시리즈 진주저축은행 카이도 남자오픈(총상금 3억원)대회에서 합계 18언더파를 기록, 2위 황재민(31)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한 강경남은 “2013년에 우승을 하면서 9승을 한 뒤 주변에서 10승 언제 할거냐? 라는 얘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고 긴 우승소감의 운을 뗐다.

그는 “그 얘기를 들을 때마다 부담이 된 것이 사실이다. 빨리 잘해야 하는 조바심도 있었다. 그러나 군대 2년의 공백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면서 다시 우승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도 있었다. 최근에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대회하면서 내가 부족하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을 이어갔다.

강경남은 “하지만 그럴때마다 아내가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 또 8개월된 딸(강유주)이 태어나면서 주변에서 성격이 좋아졌다는 얘기도 많이 듣고 있다”는 말로 ‘지난(至難)했던’ 소감을 대신했다.



강경남의 장인과 부인은 유주양에게 골프를 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아빠인 강경남은 반대했다. “너무 힘들어서 (딸에겐 골프를) 안 시키고 싶다. 내가 해봐서 그 어렵고 힘든 것을 알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유를 말했다. 그는 “지금 여자골프가 전성기라서 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여자 선수들은 어느 정도 여자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해야 하는 부분 많다”면서 “그래서 딸에겐 골프를 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그는 가정을 갖기 전과 가진 후의 변화도 우승 소감 중 일부로 언급했다. 강경남은 “나는 자유분방했고 남 신경 안쓰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하는 성격이었다. 골프만 잘 치면 되지 라는 내가 잘난 맛으로 살았다”면서 결혼 전을 회고한뒤, “그런데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니 내가 잘못을 하면 내가 아닌 가족에게 화살이 돌아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기가 생기니 더욱 그런 생각이 강해졌다.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알면서 얻게된 새로운 가치와 활력을 전했다.

아내바보의 면모는 경기에 반영됐다. 첫 날 6언더파를 치고 부인과 통화를 하는데, 부인이 “조금만 더 신경써서 쳐봐라”라고 얘기해 강경남은 “알겠다”면서 즉각 부인의 명령을 받들었다.

강경남은 “이번 우승은 앞으로 내 개인 통산 승수를 쌓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에서는 상금순위 30위 안에 들어 JT컵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자신감이 붙었으니 우승을 노려 볼 것이다. 국내에서도 하반기에 많은 대회에 출전해 CJ CUP에 나갈 수 있도록 목표를 잡았다”고 말했다.

소감에 대한 질문에 ‘라이프 스토리’로 답하던 강경남은 ‘진짜 소감’을 재차 묻자, “결혼하고 얘기 태어난 뒤 잘 되니까 좋다. 결혼하고 더 잘 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내 자신한테 관대한 편은 아닌데 오늘 만큼은 잘 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고 아내바보 딸바보 면모를 재확인했다.

강경남의 10승은 역대 다승 8위에 해당한다. 최상호가 43승, 박남신이 20승, 한장상이 19승, 최경주가 16승, 최광수가 15승, 강욱순이 12승, 최윤수가 11승을 거뒀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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