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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영한국문화원 편파전시…내 명예 훼손”
행위예술역사전 참여 김구림씨 기자회견
“이름·작품명 누락…특정작가 위한 전시”


“앞에서는 내 작품이라고 소개하고, 작품 소개 리플렛에는 내 작품이 아니라는 글을 싣는걸 어찌 받아들어야 합니까”

주영한국문화원(원장 용호성)에서 한국 행위예술의 역사를 소개하는 전시 ‘리허설 프롬 더 코리안 아방가르드 퍼포먼스 아카이브(Rehearsals from the Korea Avant-garde Performance Archiveㆍ6월 29일~8월 19일)’에 참여한 원로미술가 김구림(81·사진)이 당초 취지와 달리 왜곡된 한국 전위미술사를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전시엔 김구림, 이건용, 성능경, 이강소, 이승택 등이 참여했다. 김구림 작가는 1960년대 후반부터 최초의 실험영화 ‘1/24초의 의미’와 최초의 메일아트 ‘매스미디어의 유물’을 발표하며,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의 선구자로 꼽힌다.

10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 김구림 작가는 “소수 특정 작가에 한해 아카이브 자료와 실제 작품을 전시하고, 전시 리플렛엔 중요 작가의 연급이 누락되는 한편 미술사에서 공인된 작가 작품을 부정하는 원고가 수록됐다”며 “특정작가들을 위해 기획된 전시가 아니었나 싶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작가는 크게 두 가지 부분에 문제를 제기하며, 용호성 주영한국문화원 원장을 대상으로 명예훼손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참여 작가들의 이름과 주요작품을 소개하는 가이드북에는 내 이름과 작품사진이 전부 빠져있고, 주요작인 ‘1/24초의 의미’는 전시장에선 내 작품으로 소개했지만 리플렛에는 다른사람의 작품이라 발표한 미술사학자 김미경씨의 인터넷 강연 발언을 개재했다”고 지적했다.

주영한국문화원이 제작한 리플렛에는 미술평론가 고(故) 김미경씨의 글이 실렸다. 그는 ‘1/24초의 의미’에 대해 “최원영(감독), 정찬승, 김구림, 정강자, 반대규(카메라맨)가 만들었다”며 “다른 예술가들이 작품 제작 과정에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작품제작에 참여한 김구림 작가가 이 작품에 대한 저작권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김구림 작가는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그가 생전에 주장한 내용을 그대로 쓴건 나라망신이자 나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한국의 첫 아방가르드 필름이라는 이 작품이 30년동안 오사카 아트센터에 무명작으로 있었다’는 김미경의 글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며, 영화필름을 오사카아트센터측의 요청으로 비디오로 변환해 그 작품을 기증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문화원측은 편파적이며 특정작가들을 위해 기획된 전시라는 주장에 대해 “큐레이터팀에서 1년여 동안 관련 조사·연구를 진행하고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획한 전시”라면서도 “원로작가와 소통이 충분치 못한 점에 대해 자성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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