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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념일과 통계] 맬서스의 인구론과 저출산
-7월 11일 세계 인구의 날

[헤럴드경제] 학창시절 수업시간에 접한 맬서스의 인구론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인간은 가급적 자손을 많이 낳으려는 경향이 있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식량 생산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결국 인구 증가를 따라잡지 못해 파국이 불가피하리라는 내용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다들 형제들이 많아서 맬서스의 말이 맞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을 했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인구론>이 발행된 1798년 이후 200년이 훌쩍 지난 지금 인구가 많아 멸망 또는 파국을 맞은 민족과 국가는 아직 없다.


세계 인구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통계청이 2015년에 발표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세계 인구는 2015년 기준으로 73억2000만 명으로, 2000년에 비해 1.2배로 증가했고, 향후 15년간에도 유사한 속도로 증가해 2030년에는 84억2000만 명, 2060년에는 99억600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향후 15년간 소폭 증가해 2030년경에는 5200만 명 내외로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그 이후에도 증가세를 보이는 세계 인구와 달리 국내 인구는 점차 줄어 2060년에는 4400만 명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생산가능인구의 비중 축소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한국의 생산가능인구의 비중은 2015년 73.0%였는데, 2030년에 63.1%, 2060년에 49.7%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 비중의 세계 순위는 2015년 10위에서 2030년에 115위, 2060년에 199위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오늘은 세계인구의 날이다. 1987년 7월 11일 세계인구가 50억 명을 넘은 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국제연합이 지정한 날이다. 1987년 당시 국내 신문에서 ‘한국은 초만원, 세계도 초만원’이라는 캐치프레이즈 하에 가두캠페인과 ‘한자녀갖기운동’을 펼쳤다는 사실은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5월에 출범한 새정부에서는 일자리 창출,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저출산 극복을 중요 국정과제로 추진하기로 했다. 새정부의 저출산 대책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세대의 삶의 질 개선과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저출산 대책이 효력을 발휘해 우리 사회에서도 맬서스가 말한 ‘가급적 자손을 많이 낳으려는 경향’이 회복되기를 바란다.
정규남 통계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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