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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재혁 프로 ‘역경의 KPGA 입문기’…“골프 멘토되고 싶어요”
-입스ㆍ부상ㆍ정신적 방황 등 거듭하다 프로테스트 통과
-‘2017 아시아페스티벌 K모델 어워즈’에선 모델인상 수상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최근 열린 ‘2017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 K모델 어워즈’에서 역경을 헤치고 KPGA에 입성한 자랑스러운 모델인상을 수상한 최재혁 프로(KPGA)의 스토리가 뒤늦게 화제다.

지난 2016년 9월 골프 프로 테스트에서 1151명 중 9등으로 KPGA 정회원으로 당당히 입성한 최 프로는 이 페스티벌에서 ‘자랑스런 모델인상’을 수상했다.

“골프를 하다가 좌절을 겪고 진로를 바꿔 모델의 길을 걸었고, 다시 KPGA 정회원으로 된 것을 양의식 회장님 등 한국모델협회에서 좋게 봐주신 것 같습니다. 감사드릴 뿐 입니다.”

최재혁 프로가 ‘2017년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 k모델 어워즈’에서 역경을 헤치고 KPGA에 입성한 자랑스러운 모델인상을 수상하고 있다.

‘자랑스런 모델인상’을 받을만큼 최 프로의 인생은 역경 그 자체다.

최 프로는 11살때인 지난 2002년 골프를 처음 시작했다. 자신과의 싸움인 골프는 매력적이었고, 흥미있는 운동이었다. 초ㆍ중ㆍ고 주니어 생활을 끝내고 프로로 도전할 쯤, 그에겐 입스(Yipsㆍ골프에서 스윙 전 샷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발생하는 각종 불안 증세)가 찾아왔다. 수많은 프로 도전자, 유명 프로, 나아가 데이비드 듀발 같은 세기의 선수들의 발목을 잡는 것이 입스다. 그만큼 골프 선수에게 입스는 가장 위험한 적(敵)이다.

“잘쳐야 한다는 부담감, 골프 선수 생활을 하는 저 때문에 어려워지는 가정 형편, 헌신적으로 절 위해 희생하는 어머니…. 이런 무게감을 견디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를 악물고 뛰었고 2011년 KPGA 준회원에 합격했다. 하지만 불행은 겹겹으로 들이닥쳤다. 체력 운동 도중왼쪽어깨 와순 파열(반카르트 병변)로 인해 어깨 부상을 크게 당해 수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졌다. 선수로선 치명적이었다.

“그때 마음 아파 우시던 어머니의 눈물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의사선생님들은 수술을 권했지만, 고집스럽게 버텼다. 재활운동과 얼음 물리치료로 어느정도 회복했다. 하지만 입스의 두려움과 어깨 부상으로 인해 가능성 없는 골프를 결국엔 내려놔야 했다. 골프에 대한 꿈을 접었다. 여동생도 마침 골프를 하고 있었기에 더이상 경제적 여력이 없는 점도 그가 골프를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이유였다.

“이때부터 안한 게 없습니다. 금전적 독립을 위해 마사지숍 카운터 알바, 카페 알바 등 각종 아르바이트를 닥치는대로 했습니다.”

이때 찾은 길이 모델이었다. 모델은 평소에 관심이 있었다. 열심히 모델지망생의 길을 걸었다.

“모델의 길을 걸을때 우연히 무술감독님과의 인연으로 서울 액션스쿨에서 액션을 배울 기회가 생겼습니다. 평소 격투기도 관심이 많았고 모든 운동을 다 좋아했기 때문에 쉽게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쉽지 않았습니다.”

골프도, 모델도, 다른 것도 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무렵, 멘토를 만났다. 민병철 선플달기국민운동본부 이사장(경희대 특임교수)이었다.

“민 교수님이 진행하는 선플운동에 몇차례 초청받았는데, 저에게 용기를 많이 주셨어요. 영어도 가르쳐주시고, 일본어 학원도 연결해주시고 제게 골프 못잖게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많다고 가르침을 주셨어요. 저의 인생 역경을 끝까지 들으시곤, 꾸준히 용기와 재도전의 꿈을 키워주셨지요.”

이후 삶이 바뀌었다. 골프의 부담감을 떨쳐버릴 수 있었고, 어깨 통증으로 아파서 밤새도록 얼음을 부여잡고 달래면서도 전혀 미래가 두렵지 않았다.

다시 KPGA에 도전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예선 탈락을 겁내며 조바심을 냈던 옛날의 그가 아니었다. 결국 2016년 KPGA 정회원에 당당히 합격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할거냐고 묻는다면, 지금으로선 제가 더 성장하고, 도전하고 또 도전하는 인생을 살겠다고 말씀 드릴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정한 것이 없거든요. 다만 골프 선수 보다는 코칭을 통해 후배를 키우는 등 한국 골프발전을 위해 일조할 생각입니다.”

역경을 이겨낸 삶은 아름답고, 가치 있다. 1992년생의 젊은이, 최 프로의 도전기는 계속된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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