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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예금보험공사 사장 곽범국] 불안하고 부족?…밀레니얼세대 연구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다!”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남긴 말이다. 그런데 이보다 훨씬 앞선 기원전 1700년경 수메르왕조때 만들어진 점토판에도 “제발 철 좀 들어라”면서 젊은이들의 버릇없음을 질타하는 내용이 씌여 있다고 한다. 당시에도 앞세대가 보기에 뒷세대의 생각과 행동은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이 있었던 모양이다.

사실 세대간 갈등은 인류성장의 자연스러운 결과물이다. 왜냐하면 인류문명이 퇴보하지 않고 발전을 계속하는 한 세대간 갈등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거 농경사회처럼 사회변화속도가 더디던 시절에는 앞세대가 가지고 있는 삶의 지혜나 행동양식은 뒷세대에게도 매우 유용하고 중요한 가치였다. 그렇지만 사회변화속도가 점점 빨라져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것들이 나타나면서 뒷세대는 그동안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여겨왔던 앞세대의 원칙과 규범에서 벗어나 본인들의 생각과 판단을 중심으로 행동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때때로 세대간의 갈등으로 나타나게 됐다.

요즘 우리 사회 곳곳에서 밀레니얼세대를 많이 이야기 한다. 자기위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개인주의를 특징으로 하는 밀레니얼세대로 인해 사회 전반에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기성세대들은 이들을 낯섦과 불편함으로 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요한 것은 기성세대와 밀레니얼세대가 서로 다른 부분은 있지만 어느 일방이 틀린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밀레니얼세대가 표방하는 새로운 기준과 기성세대의 기준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을 최대한 좁혀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최근 예금보험공사는 ‘K-리더스 지식포럼’을 통해 기성세대인 간부직원들이 밀레니얼세대 신입직원들과 어떻게 직장생활을 해 나가는 것이 좋을 것인지에 대한 나름의 방향을 설정해 본 적이 있다.

첫째, 수평적 의사소통구조가 필요하다. 간부직원은 오랜 조직생활을 통해 축적한 지식과 가치관에 대한 자긍심을 바탕으로 이를 밀레니얼세대에게 전수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그러나 밀레니얼세대는 본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한 그것을 받아들이는데 소극적이다. 수직적 의사소통구조가 아니라 진심어린 코칭 등에 기반한 수평적 의사소통구조를 조직내에 만들어야 한다.

둘째, 상시적으로 명확한 피드백이 있어야 한다. 밀레니얼세대는 자기중심적이지만 본인이 맡은 일은 열심히 해낸다. 그러면서 본인의 노력과 기여에 대해 간부직원이 즉각적이고 적극적인 피드백을 제공해 주길 기대한다. 따라서 가급적 사안 사안마다 피드백을 제공하여 밀레니얼세대의 성취동기를 자극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기존의 관행을 버려야 한다. 틀에 박힌 것을 싫어하는 밀레니얼세대의 특징을 고려하여 조직내에 굳은살처럼 박혀 있는 관행들을 찾아내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 업무프로세스를 단순화하고 회의문화와 회식문화를 간소화하는 것이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넷째, 인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인성은 과거와 현재를 하나로 연결시켜줄 수 있는 소중한 정신적 가치이며, 개인주의가 극단으로 치닫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어기제가 될 수 있다.

“모든 세대는 저마다 자신들이 앞선 세대보다는 머리가 좋고 뒤선 세대보다는 지혜가 있다고 여긴다”는 말이 있다. 기성세대가 보기에 밀레니얼세대는 항상 불안하고 부족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런 기성세대도 X세대라는 과정을 거쳐 지금의 위치에 이르렀다. 세대간 의견충돌이나 갈등의 상황이 있다면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에 나오는 “어른들은 누구나 처음엔 어린이였다. 그러나 그것을 기억하는 어른은 별로 없다”는 구절을 떠올려 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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