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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洪대표, 품격의 정치로 보수 가치와 한국당 재건해야
대선 패배 두 달만에 자유한국당 신임 대표로 취임한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첫날부터 분주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홍 대표는 4일 당 지도부와 함께 국립현충을 참배한 데 이어 당사에서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그런가 하면 제1 야당 대표로서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 예방을 받는 한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도 회동했다. 홍 대표는 전날 당선 기자회견에서 밝혔듯 과감한 혁신으로 당을 바로 세우고 보수 우파를 재건해야 할 책무를 떠 안게 됐다. 그 책임이 실로 막중하고 무겁다. 그런 만큼 그의 발걸음은 분주할 수밖에 없다.

실제 한국당은 원내 의석 107석의 거대 야당이라지만 안으로는 난파선에 비유될 정도로 철저히 망가진 상태다. 자신들이 배출한 대통령은 탄핵 당했고, 대선전에서는 참패했다. 무엇보다 역대 최저 수준인 5%의 당 지지율이 한국당의 현 처지를 잘 설명해준다. 한국당에서 갈라진 바른정당(9%)에도 미치지 못한다. 6석에 불과한 정의당 수준이다. 정통 보수를 자처하던 정당이 이렇게까지 나락으로 떨어진 적은 여태 없었다. 한국당의 날개 없는 추락은 보수의 가치를 지켜내지 못한 데 대한 국민의 냉혹한 심판으로 자업자득이다. 누구보다 이런 상황은 홍 대표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민주주의는 보수와 진보, 국정은 여당과 야당의 두 축이 균형을 잘 잡아야 제대로 발전하고 굴러갈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 한 축의 작동이 사실상 멈춘 상태나 마찬가지다. 보수의 가치를 다시 세우고 지리멸렬한 한국당을 하루라도 빨리 정상화시키야 하는 이유다. 이를 위해 홍 대표가 해야 할 일이 태산이다. 시대정신을 적극 반영하는 보수의 새로운 비전을 찾아야 하고, 고질적인 당내 분파주의적 갈등도 해소해야 한다. 당 혁신을 주도할 새 인물 영입도 필수다.

열 손가락이 부족할 지경이지만 무엇보다 선행돼야 할 것은 정치 품격의 회복이다. 이번 대표 경선 과정에서도 그 일단이 드러났듯 ‘막말’ 수준의 언행부터 삼가는 것이 그 출발이다. 극단적인 우파를 의식한 ‘종북몰이’식의 낙인정치도 자제해야 한다. 정부 여당에 대한 견제는 야당의 핵심 본령이다. 하지만 정략적 차원의 반대를 위한 반대에 매몰된다면 싸늘히 식은 민심은 끝내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홍 대표 자신도 “협조할 것은 협조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으니 지켜볼 일이다. 정치의 품격을 회복하면 비로소 합리와 상식이 통하는 정치도 가능하다. 한국당의 활로도 여기서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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