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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경氣UP포럼] 문재인 정부에 바라다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시대의 변곡점’, ‘절체절명의 상황’,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냉랭’

헤럴드경제의 ‘기업포럼’ 기획은 위 몇 단어로 포괄되는 문제 인식에서 시작됐다. 정권이 교체되고 대내외 기업환경은 급변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제첨병인 기업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냉랭하다. 아니 더욱 차가워졌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이다. 이번 포럼은 말그대로 기업의 기(氣)를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정권초만되면 기업을 몰아부치는 꼬일대로 꼬인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기위한 자리이기도 했다.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당연히 현 정부에 바라는 요구 사항들이 쏟아졌다.

기조연설자로 무대에 오른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가 과거 참여정부 시절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전 장관은 “과거 참여정부에서도 일자리 창출이 경제 정책에서 최우선 순위를 차지했었다. 매년 40만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했지만 2006년에 깨달은 교훈은 결국 ‘성장 없이는 일자리 창출도 없다’는 점이었다”며 “그 이후 펼친 시장 역량 강화로의 정책 방향 수정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윤 전 장관은 “정부 정책에 협조할 경우 세무조사를 면제해 주거나 정부 조달 입찰에서 가산점을 주는 식으로 정부가 관여할 경우 해당 정책의 신뢰성에 근본적인 회의가 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 정부의 ‘성과연봉제 폐지’ 방침에 대해 말할 때는 “이런 짓을 해도 되겠느냐”며 강한 어조로 질타했다.

두번째 세션의 주제이기도 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문재인 정부가 나아가야할 방향 제시도 이어졌다. 유병규 산업연구원장은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사와 일본 건설장비업체 코마츠를 예로 들며 “중후장대 산업에 ICT 기술이 접목될 수 있도록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잉은 항공기 제작에 ‘모델링&시뮬레이션’ 시스템을 적용해 풍동실험에 필요한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췄고, 코마츠는 건설장비에 ‘스마트 시스템’을 적용해 매출 향상 결과를 낸 기업이다.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유 원장은 “성숙산업과 신과학기술의 활발한 결합을 통해 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신사업을 창출할 수 있는 창의적인 산업융합시장이 형성돼야 한다”며 “현장수요맞춤형 규제 개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동원 규제개혁위원회 민간위원장은 미국에 설치된 한 ‘교통표지판’을 제시했다. 표지판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2시간 동안 주차 가능’이란 문구가 쓰여 있다. 그럼 오후 7시에는 주차가 가능할까?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7시 이후엔 주차가 안된다고 생각하고, 미국 사람들은 7시 이후엔 2시간 제한 없이 무제한 주차가 가능하다고 해석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서 위원장은 “적극적인 법령 해석과 ‘원칙허용 예외금지’란 원칙이 공무원 사회에서 보편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뜻한 자본주의’가 한국 사회 일반에 퍼진 ‘반기업 정서’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종수 한국사회투자 이사장은 “매년 기업들이 3조원 이상의 사회공헌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업 신뢰도는 낮은 수준이다. 과거의 ‘주는 복지’에서 벗어나 ‘사회투자적인 접근 방식’이 도입돼야 한다”며 “새로운 정부가 등장할 때마다 기업의 경영방침을 맞춰왔던 지난 과거는 안타깝다. 어떤 정부의 등장과 관계없이 기업은 시대 변화에서 변화 방향성을 잡아야 한다. 정권은 5년이고 기업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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