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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성비 갑…고물가 틈탄 수입식품 반란 “수입라면 <5개입>3000원…카트에 담기 바쁘죠”
싼값 내세워 식품코너 전면등장
수입맥주 묶음 국산보다 싸
“국내상품 질 좋지만 비싸” 평가
백화점 식품코너도 마찬가지 흐름


지난 28일 방문한 홈플러스 동대문점, 지하2층 매장 전면을 차지한 상품은 ‘수입라면’이었다. 동대문점 라면코너는 다른 점포처럼 매장 후면부에 위치해 있다. 라면이 전면에 위치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싱가포르 코카(KOKA)라면은 5개입 3000원, 야키소바는 3인분 4000원에 판매됐다. 2개 구매시 30% 할인행사도 진행되고 있어서 혜택을 받을 경우 상당수 제품은 국산 라면보다 가격이 쌌다.

매장에서 만난 소비자들은 다양한 라면 제품을 살펴보며 카트에 물건을 담기에 바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해외 유명 라면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만날 수 있게 되면서 대량 구매가 많이 이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최근 누들페스티벌을 진행하며 외국 라면제품을 저렴하게 선보였다. 홈플러스 동대문점의 행사코너.

외국산 규격식품들이 유통업계 중심부에 ‘데뷔’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뿐만 아니라 많은 유통업체들이 해외 직소싱 상품들을 선보이는 추세다. 상품의 위치도 이전 매장 가장자리에서 매장별 핫코너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수입상품이 유통가의 전면에 부상한 셈이다.

국내 제품과 비교했을 때도 꿇리지 않는 품질과 가격이 외국 상품들 급부상의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외국 상품들은 운송료와 세금이 더해지면 국산보다 가격이 비싼 편이었지만, 최근 고물가 현상이 지속된 데다 유통업체들이 해외 제품에 대한 할인행사를 진행하면서 국산보다 오히려 가격이 저렴해졌다. 농심과 삼양은 각각 지난해 12월과 올해 5월초 라면가격을 5.5% 인상, 동원F&B는 참치가격을 5.1%, SPC삼립은 빵류와 케이크류의 가격을 6.6% 올렸다. 이후 고물가의 틈을 타서 외국 제품들이 ‘가성비 갑’으로 등극한 것이다.

수입맥주는 이런 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수입맥주는 최근 편의점과 대형마트 업계를 장악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CU가 6월(1일~18일) 집계한 수입맥주의 전년 동기대비 매출신장률은 37.0%, 이에 비해 국산 맥주는 한자릿수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수입맥주가 상대적으로 훨씬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수입맥주 가격은 한 캔(500ml 기준)에 3000~5000원 사이다. 한 캔만 샀을 때는 국내 맥주보다 ‘조금’ 비싼 편이다. 하지만 묶음 상품으로 구매하면 편의점에서는 가격이 4캔에 1만원(1캔에 2500원 수준), 대형마트에서도 4~6캔에 1만원 수준으로 떨어진다. 최근 트렌드가 된 혼술족들은 이에 수입맥주에 열광하고 있다.

업체 입장에서도 이득이 됐다. 업계에 따르면 수입맥주 한 캔당 수익률은 30% 수준. 일반 국산맥주는 35% 수준이다. 500ml기준 한 캔당 수익은 외산맥주(2500원 기준) 평균 750원, 국산맥주(2700원 기준) 평균 945원인 셈이다. 하지만 수입맥주를 찾는 고객이 늘면서 ‘박리다매 효과’처럼 맥주 매출이 크게 올랐다. CU도 위 기간 전체 맥주 판매량이 21.0% 신장했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프리미엄 식품을 취급하는 백화점들이 점차 외국 식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역시 지난 28일 방문한 롯데백화점 소공점에선 지하2층 식품코너의 에스컬레이터 바로 옆 코너를 외국산 향신료와 소스 코너로 꾸며놓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직원도 3~4명이 상주했고, 이는 다른 코너보다 많았다. 상대적으로 더 신경을 쓴다는 의미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제품의 향신료에 반겼다. 많은 소비자들이 상품에 대해 물어보면서 지나갔다. 이날 상품을 구매한 주부 윤모(51ㆍ서울 종로구) 씨는 “예전에는 비쌌던 핫소스를 싸게 샀다”면서 “올리브유 제품도 국산이랑 비교했을 때 가격이 싸고 품질도 훨씬 좋았다”며 좋게 평가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해외여행이 급증하면서 외국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업체 입장에서도 종류를 점차 늘려가면서 요즘의 트렌드에 맞춰가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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