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미국으로 출국한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28일(현지시각)부터 3박 4일간 워싱턴DC 블레어 하우스(Blair House)에 머물게 된다.
타운하우스 형태의 건물 4채, 방 115개로 이뤄진 블레어 하우스는 미국 정부가 외국 정상에게 제공하는 공식 영빈관이다. 백악관 맞은 편에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임성남 외교부1차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본관은 1824년 미국 첫 공중위생국 장관 조지프 로벨의 사저로 건립됐다가 1836년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의 자문 겸 신문편집인 프란시스 프레스턴 블레어에게 팔리면서 ‘블레어 하우스’란 명칭이 생겼다.
한국 대통령 중 블레어 하우스에 처음 묵은 대통령은 1965년 미국을 공식방문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이후 워싱턴을 찾은 역대 대통령들도 모두 이곳을 숙소로 이용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 기간인 3박 4일 내내 이곳에 머문다. 한국 대통령 중 미국 첫 공식방문길에 블레어 하우스에서 3박 이상을 한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5월,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4월 대통령으로서 미국을 처음 방문해 이곳에서 2박을 했다. 박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은 이후 재임 기간 중 미국을 3회 방문했는데 그 중 한 번씩 3박을 하긴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28일 “우리나라 대통령이 첫 미국 방문길에 백악관 영빈관에서 3박을 한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그만큼 미국 정부가 문 대통령을 극진히 모시겠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블레어 하우스 이용 관련 백악관 규정이 강화돼 이곳에서 3박 이상 하는 외국 정상들은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외에도 미국 정부의 문 대통령 환대 기류는 곳곳에서 포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외국 정상 부부와 백악관 공식 환영 만찬 일정을 잡은 것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지금까지 4개월간 외국 정상 수십여 명을 초청해 정상외교를 펼쳤다. 그러나 백악관에서 외국 정상 부부와의 공식 환영 만찬 행사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지난 26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공식 환영 만찬 행사를 단 한 차례 갖긴 했지만, 부부 동반은 아니었다.
미국 정부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한국 측에 ‘문 대통령을 최고예우로 모시겠다’고 수 차례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부뿐 아니라 의회에서도 문 대통령을 반기고 있다.
지난 22일 미 의회 상원은 문 대통령의 방미를 환영하는 초당적인 결의안을 발의했다. 이어 26일에는 하원에서도 환영이 이어졌다.
일부 의원들은 문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연설 성사를 거듭 요청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방미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별장인 플로리다주의 마라라고 리조트에는 가지 않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풍 중국 주석과 이 리조트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세간에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미국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중 자신의 지위를 돈을 버는데 이용하려 한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 소유 리조트에 묵는 것이 호의적으로 비춰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