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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최정호 정치섹션 국회팀장]정치·선거문화 반성·발전으로 이어져야
27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각 당 사무실과 브리핑룸은 이른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였다. 대선을 끝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 관련 여러 의혹 증거 중 하나가 ‘조작된 것’으로 알려지며, 여의도 정가를 뒤흔든 것이다. ‘조작된 의혹’을 선거 기간 폭로했던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는 반성과 함께 ‘문준용 특검’ 카드로 반전에 나섰다. 약점을 잡혔지만, 여당이 받아드릴 수 없는 역제안을 통해 난국을 돌파하겠다는 정치 10단의 노련미다. 하지만 여당은 ‘국기문란’을 거론하며 거세게 몰아붙였다. 의혹을 범죄로 확인하려는 자와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자의 싸움은 선거가 끝나서도 계속되는 모습이다.

검찰 수사결과가 나와봐야겠지만, 거짓을 말한 국민의당은 일단 수세에 몰렸다. 당장 사건에 직접 연관된 당원은 체포됐고, 사주 또는 고의적 묵인이 의심되는 당직자들도 줄줄이 검찰에 나가 조사를 받을 형편이다. 구속자까지도 나왔다. 또 당시 당 대선 후보와 지도부들의 향후 정치 생명까지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나름 치열한 선거를 틈탄 ‘거짓말’의 죄값을 톡톡히 받는 모양새다.

문제는 이런 사생결단 선거 과정에서 나오는 ‘거짓말’은 매번 반복되고, 또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단 ‘당선’만 되면 그 다음에는 서로 고소를 취하하며 ‘화해’하는 관행이 만든 사생아다. ‘

이런 반복되는 관행은 정치인들이 더 잘 알고 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검찰, 나아가 특검이 한점 의혹없이 철저하게 수사해 법정 최고형으로 다스려주기 바란다”고 사죄의 말을 한 것도 선거철 거짓과 함께 나오는 ‘일단 당선만 되면 만사형통’이라는 관습에 대한 반성이 담겨있다.

선거 때마다 매번 나오는 말 중 하나가 ‘포지티브 선거 운동’이다. 상대의 약점과 단점을 폭로해 상대적인 이득을 누리려는 ‘네거티브 선거전’을 지양하고, 자신의 정책과 장점을 내세워 유권자의 선택을 받자는 말이다.

하지만 ‘네거티브’라는 거부감이 드는 단어로 포장해 정당한 ‘비판’과 ‘문제제기’를 안하고 넘어가는 것 또한 결코 올바른 선거, 정치 행위는 아니다. 진짜 ‘적폐 청산’을 원한다면, 지금부터라도 공정한 ‘네거티브’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는게 이번 사태를 접하는 여의도 정치권의 올바른 지향점일 것이다.
 
choi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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