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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경제관계 중대기로]美 2대 무역 보고서, 향후 한미 통상관계 시험대…돌발 상황 우려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한국과 미국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향후 양국 통상관계를 좌우할 미국의 2대 무역관련 보고서 발표가 임박해 정부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이번 보고서가 한국에 부정적인 내용을 담을 것으로 보이는데다 미국이 그 후속조치로 수입규제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많다. 이에 통상 당국은 시나리오별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등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 정부는 이번주 ‘(한국 등)16개국과의 무역적자 분석’ 보고서와 ‘수입산 철강이 안보에 미치는 영향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명목상으로는 분석 및 조사 결과 보고서지만, 실질적으로는 수입규제 등을 통해 자국산업을 보호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대외 명분 축적용 보고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보고서 발표 이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일방주의가 가속도를 낼 가능성도 많다.


무역적자 보고서는 지난 3월30일 트럼프 미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른 것으로, 90일 이내에 보고서를 만들 것을 요청했다. 그 시한이 이달 29일이다. 대상은 한국을 포함해 미국이 무역적자를 보이는 16개국으로, 적자의 원인과 해결책에 초점이 맞춰진다.

특히 무역적자 보고서의 주 타깃은 중국이다.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3500억달러로 압도적인 규모이며, 보고서도 무역적자가 큰 순서대로 관심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이의 10분의1도 안되지만, 공세를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한국무역협회 집계를 보면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지난 2015년 258억달러를 피크로 지난해에는 233억달러로 줄었다. 올들어 5월까지는 69억달러에 머물러 지난해 같은 기간(109억달러)보다 37%나 감소했다. 미국의 통상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결과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거시적으로 미국의 경제호황 등 경제상황 변동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통상 정책 때문이 아니라는 얘기다. 경제회복세의 차이로 수출입차가 발생하는 것이며,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그대로 유지된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또 미국에 설립한 한국 기업들이 중간재를 한국에서 가져가 미국의 무역적자가 늘어나는 구조 때문이기도 하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정책국장은 이와 관련해 26일 기자들과 만나 “다른 나라와의 동향을 공유하고 판단해볼 때 16개국 모두에게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대비해 정부에서는 시나리오별로 대응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수입산 철강 관련 보고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상무부에 내린 행정명령에 따른 것으로, 6월말까지 분석을 요청해 이제 발표가 임박했다. 이른바 ‘러스트 벨트(쇠락한 미국의 전통산업 지대)’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산업 보호 의지가 들어 있는 보고서가 될 전망이다. 미 정부는 6월 말 발표한다는 계획이지만, 의회나 국방부, 재무부 등의 이견으로 늦어질 수도 있다.

이 보고서의 타깃은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한국, 터키 등 미국의 철강 수입이 증가한 국가들이다. 정부는 대미 철강 수출이 증가한 국가 모두에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고, 추가적인 관세부과나 수입물량 제한 등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정부는 한국이 미국의 안보 동맹국으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철강 공급국임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추가 규제가 발동되면 미국 진출기업의 원자재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잠재적 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해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일차적으로 미국을 설득하는 한편, 다른 나라와의 공동 대응 등 모든 가능한 방안을 동원할 방침이다. 미국이 이번 보고서 발표에 이어 국제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는 조치를 단행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번주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시점에 맞추어 발표되는 두 건의 무역 보고서가 한미간 통상전쟁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도 있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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