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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날 혈압주의보 ①] 30도 웃돌때 가장 큰 위협은 ‘저혈압’
-‘7~8월 환자’ 26%…여름이 두려워
-10~30대 젊은 층 환자 비중도 31%
-환자 8ㆍ7ㆍ9ㆍ5ㆍ6월 순으로 많아
-장기에 혈액 공급 줄면서 사망까지
-흑색 변ㆍ어지럼증 같은 ‘신호’ 유의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박모(78ㆍ여) 씨는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을 쓸어내린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8월, 허리가 아팠던 박 씨는 자주 찾는 동네 찜질방에서 누운 채 찜질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호흡이 가빠짐을 느꼈다. 정신도 어질어질하고 의식까지 희미해졌다. 급히 병원에 이송돼 고비를 넘긴 그는 “더운 날씨에 찜질까지 하다 체내 염분이 부족해져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했다”며 “지병인 심장 질환도 (저혈압을)부추겼다”는 이야기를 의사에게 들었다.

요즘 전국 곳곳에서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매일 이어지면서, 저혈압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저혈압 환자가 병원을 가장 많이 찾는 시기는 여름, 그 중에서도 더운 7~8월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저혈압 환자가 자주 발생하는 여름에는 어지럼증, 호흡곤란, 흉통 등의 이상 증상이 발생하면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헤럴드경제DB]

저혈압은 노인 환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최근 10∼30대에서도 적지 않게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연령에 상관없이 어지럼증, 호흡곤란, 흉통 등의 저혈압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보건당국은 당부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저혈압 진료 인원은 지난해 2만9249명으로 전년(2015년ㆍ2만4889명)보다 18% 늘었다. 환자 연령별 분포는 ▷70대 19.2% ▷60대 16.3% ▷50대 13.5% 순으로 노년층의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10ㆍ20ㆍ30대도 각각 11.9ㆍ11.4ㆍ8.1%로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했다.

월별 진료 인원은 7월(3709명)과 8월(3809명)이 가장 많았다. 이어 ▷9월(3029명) ▷5월(2756명) ▷6월(2744명) 순이었다. 날씨가 더운 여름(6~8월)을 중심으로 환자가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했다.

저혈압은 수축기(최고) 혈압이 90㎜Hg, 이완기(최저) 혈압 60㎜Hg 미만인 경우를 말한다. 혈압이 감소하면 생명 유지에 필요한 장기에 혈액 공급이 줄어들어 방치하다가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저혈압은 혈액 또는 체액 감소, 혈관 확장, 임신, 알레르기에 의한 쇼크, 약제 복용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며 “자율신경계 장애를 유발하는 심근염이나 심근경색증, 당뇨병, 만성 신부전, 파킨슨병 등의 질병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저혈압은 원인에 따라 ▷기립성 저혈압 ▷신경 매개 저혈압 ▷식후 저혈압 ▷신경계 손상으로 인한 저혈압 ▷쇼크를 동반하는 중증 저혈압으로 나뉜다. 이 중 기립성 저혈압은 누워 있다가 몸을 일으켰을 때 수축기 혈압이 20㎜Hg 이상 감소하거나, 이완기 혈압이 10㎜Hg 이상 떨어질 때 발생한다. 이때에는 어지럼증, 메스꺼움이 동반된다.

신경 매개 저혈압은 심장과 뇌 사이의 자율신경계 기능 장애에 의한 것으로 주로 청소년이나 젊은 성인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식후 저혈압은 식사 후 소화를 위해혈액량이 장으로 많이 이동할 때 발생한다. 흑색 또는 밤색 변, 흉통, 어지러움증, 실신 경험, 고열, 고르지 않은 맥박,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있으면 저혈압을 의심해보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또 다른 심평원 관계자는 “저혈압은 고혈압과 달리 출혈, 탈수 같은 일시적인 이유로 발생할 수 있지만, 심할 경우에는 쇼크로 사망할 수도 있는 무서운 질병”이라며 “여름에는 저혈압의 증상이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으니, 지나치게 땀을 흘리지 않는 등 평소 체내 수분량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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