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에서 세계를 보면?(미야지마 히로시 , 배항섭 외 엮음, 너머북스) =동아시아의 19세기는 나라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전통적인 질서에 균열이 가고 서세동점의 소용돌이로 빠져드는 시기다. 이 시기 동아시아 각국은 내부적 위기와 외부로부터의 도전에 직면해 다기한 사유가 분출했다. 13인의 한일 학자가 참여해 역사적 전환기 동아시아 지식인의 활동과 사유를 탐색한 책은 서구가 만든 역사관에 편입되지 않는 새로운 담론을 이끌어낸다. 연구자들이 대상으로 삼은 지식인은 심대윤, 요코이 쇼난, 요시다 쇼인, 시부사와 에이이치, 나카에 조민, 이기, 캉유웨이, 박은식, 신채호 등으로 이들의 사유속에 어떤 담론이 존재했는지 살핀다,
조경달 지바대 교수는 이기라는 인물의 사유를 통해 주자학을 바탕으로 한 한국의 국가사상에 국가주의를 넘어선 또 하나의 근대사상의 씨앗을 찾아낸다. 미야지마 히로시 교수는 서구의 개인의 경제행위와 다른 집단적 유교경제학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한국의 심대윤, 중국의 천후안장, 일본의 시부사와 에이이치 등 동아시아 지식인이 경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구상했는지 비교, 서구에 대항할 만한 유교경제학의 가능성을 내놓았다. 한중일 실학 개념, 동학에 대한 이해, 도 관념 등 동아시아 전통적 사유를 서구의 역사관이나 틀이 아닌 새로운 시각으로 만날 수 있다.
▶여섯가지 미래(패트릭 딕슨 지음, 최호영 옮김, 비즈니스맵)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은 모두 언젠가부터 우리주위에 있었지만, 이 셋의 조합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혁명이 창출될 것이다.” 미래학자 패트릭 딕슨은 정보 기술의 미래를 이렇게 내다보면서 디지털혁명은 아직 시작도 안했다고 말한다. 앞으로 어떻게 세상이 바뀔지 내다보는 미래 트렌드는 기업이나 정책결정자들의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저자는 “모든 트렌드는 다른 트렌드와 연결되어 있다”며, “모든 트렌드에 그것의 반대의 트렌드를 찾아라”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 그는 20년간 사용해온 자신의 미래 진단법을 소개한다. ‘미래의 여섯가지 면’으로 부르는 이 도구의 각각의 주제는 ‘빠르기’‘도시’‘부족주의’‘보편성’‘급진주의’‘윤리’로 구분된다. 저자는 이들 각자의 전혀 다른 성질을 함께 고려하는 관점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가령 경영자들은 변화의 속도, 도시화, 인구변동, 의료서비스, 유행, 기술 등이 지배하는 미래만 보려하지만, 민족주의, 파벌, 소셜미디어, 사회운동 같은 분야도 세계를 움직이는 동인이다. 긴 역사의 흐름을 되짚어보고 변화의 근본적 속성을 잡아낸 점이 돋보인다. 인간의 본성에 해당하는 윤리와 지속가능성, 인간의 감성 등의 영향력을 높이 평가한 점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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