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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사하겠습니다’의 큰 반향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요즘 일본에서는 ‘혼의 퇴사(魂の退社)’라는 책이 베스트셀러다. 한국에도 ‘퇴사하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번역본이 나와있다.

저자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직장인 아사히(朝日)신문 기자였던 이나가키 에미코(稻垣えみ子 52) 씨다. 30년 가까이 잘 다니던 회사를 지난해 그만두고 쓴 책이다.

폭탄 파마 머리를 한 이나가키 씨는 퇴사후 더욱 잘나간다. 방송과 강연, 집필로 눈코뜰 새 없다. 무료 요가강사로도 일하고 있다. 공원 벤치에서 원고도 쓰면서 여유있게 일하는 그녀가 멋있게 보였다. NHK에서도 그녀를 ‘라이프 체인저(life changer)’로 자세히 다뤘다. 


우리는 인생에서 몇차례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온다. 아나가키 씨는 ‘회사’와 ‘일’, 그리고 ‘나’는 어떤 관계를 유지하며 선택을 해야하는를 알려주는 좋은 사례다.

지난 11일 SBS스페셜에서도 이나가키 씨의 사례를 소개하며 평범한 직장인들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퇴사하겠습니다’편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나가키 씨는 무려 10년간 퇴사를 준비했다.11년전 지방관리직으로 발령받으며, 자신이 잘못했다기보다는 그냥 객관적으로 차별받았다고 생각했다. 일본 거품경제가 꺼지면서 자신도 황량한 시골에 버려졌다고 받아들였다.

“하루 8~10시간 일하면 자유라고 생각하면 일어나 있는 대부분의 시간이 버티는 시간이 된다. 이렇게 되면 인생의 절반을 낭비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싫어하는 걸 참으면서 언젠가 그만둘 수 있다는 생각은 불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책에 “회사는 사랑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적당히 좋아하면 됩니다” “회사는 나를 만들어가는 곳이지, 내가 의존하는 곳은 아니다”라고 썼다. 그랬더니 오히려 ‘회사에서 평가받아야지’가 아닌‘회사를 도와줘야지’라는 자세로 변했다. 아이러니 한 것은, 그녀가 퇴사를 결심한 순간부터 오히려 회사 일이 더욱 재미있어졌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수많은 직장인들도 회사의 노예가 아닌 독립된 존재로서, 가족과 자신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삶을 생각하고 있다.

이나가키 씨의 경우는 자신이 노력하면서 쌓은 실력이 회사 발전에 활용되는 ‘업무적 윈윈’을 넘어 ‘마음가짐의 윈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는 직책과 직함을 내려놔야 하는 직장인이 명함 없이도 금단증세 없이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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