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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 대처법 ①] 일사병과 열사병 차이를 아시나요?
-일사병, 더운 곳에서 장시간 일하거나 직사광선 쬘 경우 발생
-두통, 구토, 현기증, 저혈압이 생기면서 심하면 실신까지
-열사병, 햇볕 아니더라도 더운 곳에서 일하거나 운동 할 때 발생
-열사병은 땀 흘리지 않지만 의식 없다면 응급처치 필요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사례1. 대학생 이모씨는 최근 학과에서 진행하는 농활에 참여했다가 아찔한 경험을 했다. 초여름치고 유난히 더운 날씨였지만 1년에 한 번 참여하는 봉사활동에서 모범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했다. 그런데 새참으로 막걸리를 몇 잔 마신 후 다시 일을 시작하려는데 머리가 아파왔고 조금 지나자 땀이 비오듯 쏟아지며 두통과 어지러움으로 서있기 조차 힘들어졌다. 결국 그늘로 가서 휴식을 취한 뒤에야 안정이 됐다.

#사례2. 지난 주말 마라톤 대회에 참석한 직장인 최모씨는 평소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준비를 철저히 해왔다. 평일에는 헬스클럽에서 러닝머신으로, 주말에는 한강변을 조깅하며 대회를 잘 준비해왔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막상 대회 당일 최씨는 코스의 절반 가량만 소화할 수 있었다. 낮 기온이 30도를 넘으면서 달리는 동안 체온이 올라가며 호흡이 어려울 정도로 숨이 막히는 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사진=123rf]

위에서 사례로 예시한 2명의 증상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 이씨는 일사병을, 최씨는 열사병을 겪은 것으로 차이가 있다. 며칠 동안 30도를 웃도는 더워진 날씨로 인해 일사병과 열사병과 같은 온열 질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사병과 열사병을 혼돈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선 우선 질환의 차이점을 아는 것이 우선이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인 셈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열사병, 일사병 등 폭염 관련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약 2만여명이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1년도에 비해 57.7%나 증가한 수치다. 우리가 흔히 ‘더위를 먹는다’는 표현을 쓰는 일사병(heat exhaustion)은 더운 곳에서 장시간 일하거나 직사광선을 쬘 경우 일어난다. 뇌의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가 잘 활동하지 못해 발한과 여러 장기로 가는 혈류가 증가하지만 심장으로부터의 혈액 송출이 따라가지 못하게 된 상태를 말한다. 이렇게 되면 몸이 나른하고 두통과 구토, 현기증, 저혈압, 빈맥(맥이 빨라짐)등이 생기고 땀을 많이 흘리면서 몸이 창백해진다. 심해지면 실신까지 하게 된다. 특히 어린이와 노인, 기저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 더 취약할 수 있다.

반면 열사병(heat stroke)은 뜨거운 햇볕 아래가 아니더라도 매우 더운 곳에서 일을 하거나 운동을 할 때 일어난다. 홍성엽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열사병은 일사병보다 더 심한 상태로 무더위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체온조절 중추의 능력이 상실돼 밖의 온도가 높음에도 몸 안에서 열 생성을 계속하는 경우”라며 “체온이 40도 이상까지 오르고 불충분한 발한, 열의 축적, 산소결핍 등으로 40˚C 이상의 체온 상승, 빈맥, 동공의 산대(눈동자가 커짐), 의식 상태의 악화, 전신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고 말했다.

병원에서는 의식이 분명하고 체온이 너무 올라 있지 않을 때는 일사병, 의식이 분명하지 못하고 체온이 몹시 높을 때는 열사병으로 판단한다. 일사병의 응급처치는 우선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겨 눕히고 입고 있는 옷의 단추 등을 풀러 헐렁하게 해줘야 한다. 또 물이나 식염수를 마시게 하되 무조건 몸을 차게 하지는 말고 환자가 적당하다고 느끼는 시원한 온도를 만들어준다. 대개는 이런 상태를 유지해 주면 회복한다.

반면 열사병의 경우 사망률이 높아 빠른 응급처치가 필요하다. 열사병이 발생한 경우에는 무엇보다 우선 구급차를 부르고 응급시설이 갖춰진 병원에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환자를 옮겨야 한다. 구급차가 오기까지는 30˚C 정도의 미지근한 물을 몸에 끼얹으면서 선풍기로 식힌다. 단 체온을 중간에 한 번씩 체크해서 체온이 너무 떨어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김진욱 고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여름철 야외활동을 앞둔 경우에는 반드시 미리 날씨를 확인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며 꽉 끼는 옷을 입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며 “뜨거운 볕에 장시간 노출돼 쓰러진 경우 우선 의식이 있는지 확인을 하고 의식이 있는 경우에는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며 수분을 충분하게 섭취해 주고 의식이 없는 경우라면 열사병이 의심되기에 최대한 빠르게 응급실로 내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열성 응급질환 예방을 위한 5가지 원칙

1. 가장 무더운 시간대인 낮 12시~오후 5시까지는 야외 작업이나 운동은 피한다.

2. 외출이 필요한 경우라면 햇빛을 직접 쏘이지 않도록 모자를 착용한다.

3. 주기적으로 서늘한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며 시원한 물이나 이온음료를 자주 마신다.

4. 옷은 옅은 색깔의 헐렁한 옷을 입어서 체온의 발산이 원활하게 한다.

5. 심한 두통, 구토, 의식소실 등이 있다면 119를 통해 응급의료기관을 방문한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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