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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음 적고 영상 끊김없고…열차, 스마트해지네
현대로템, 소음 15dB 저감기술 개발
LS전선, LTE-R 구축 개선기술 선봬
프로셔, 음파로 열차 탐지기술 첫 선

마치 1인용 오락기처럼 생긴 기계에는 사람이 앉을 수 있게 자리 하나와 손잡이가 있었다. 앞에 놓인 3개의 모니터 중 가운데 화면에는 1인칭 시점의 열차가 철로를 따라 움직여 실제 게임을 하는 듯 했다. 열차가 움직일 때마다 좌우 모니터에서는 실시간으로 다양한 숫자들이 쉴새 없이 오르내리며 열차의 움직임을 분석했다.

이는 오는 9월 실차 시험에 사용될 현대로템의 샘플용 원격 테스트 장치였다. 자동차의 경우 실제 차 1대를 갖고 시험하는 것과 달리 열차는 무겁고 사고 시 위험할 수 있어 원격장치를 통한 시뮬레이션으로 기술 정확도를 점검한다. 가령 열차가 급회전 구간을 지날 때 각 바퀴에 주어지는 힘의 양 등을 달리해 균형과 안전성을 높이는 기술이 얼마나 제대로 수행되고 있는지 가만히 앉아서도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로템 직원이 샘플용 원격테스트 장치에 앉아 개별모터 토크제어 기술을 점검하고 있다(왼쪽), LS전선 관계자가 LTE-R 구축을 위한 케이블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최근 방문한 ‘2017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은 열차도 자동차 못지않은 각종 첨단 기술들을 적용해 점점 스마트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는 열차 자체만의 기술 진보가 아닌 열차를 타는 승객들의 쾌적함과 편의를 향상시키는 것과 직결된다.

현대로템의 ‘개별모터 토크제어 기술’은 열차가 횡방향 즉, 좌우로 받는 힘에 대해 지탱력을 키우고 요각(180도보다 크고 360도보다 작은 각)처럼 급곡선에 맞닥뜨렸을 때 이를 안정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개발됐다.

1차적으로는 열차가 보다 균형을 잘 잡으면서 철로를 따라 부드럽게 주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개발 취지다. 나아가 철로에 심하게 마찰되는 현상을 개선하면서 결과적으로 소음과 마모 현상이 줄어들 수 있게 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현재 85㏈ 수준의 소음이 70㏈까지 줄어들게 돼 열차 소음개선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향후 이 기술이 실제 열차에 적용되면 직선 및 곡선 구간에서 외부 환경에 대해 능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돼 안전성과 승차감도 향상될 수 있다.

사실 이 같은 기술은 센싱 기술의 종합체라고 할 수 있다. 열차 아래 레이저 센서, 자이로 센서 등 각종 센서가 각각의 기능으로 실시간 움직임을 감지해 이를 제어장치에 신호를 보내면서 최종적으로 지능화된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열차가 터널만 들어가면 청취 중인 라디오가 끊기고, 시청 중인 동영상이 멈추곤 했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통신 기술이 이번 전시회에 소개됐다.

LS전선은 FM, LTE-R(Rail)을 더욱 효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케이블 기술을 선보였다. 다중입출력이라 불리는 MIMO (Multiple Input Multiple Output)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케이블을 두 줄로 깔았어야 했는데 LS전선은 한 줄로도 충분히 FM과 LTE-R을 위한 MIMO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LS전선 관계자는 “두 줄에서 한 줄로 간편화되면서 설치비, 인건비, 자재비가 줄어들게 되고 고속철, 지하철은 물론 자동차도로나 실내공간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 쉽게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기술은 분당 서현역~이매역 구간에 시험 설치돼 향후 LS전선은 적용 범위를 넓히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아직 국내에 진출하지는 않았지만 오스트리아의 철도 공사업체 프로셔(FRAUSCHER)는 철로에 깔린 케이블만으로 열차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을 소개했다.

음향분산센싱(Distributed Acoustic Sensing;DAS)은 케이블에서 나오는 음파의 작은 변화들을 감지해 열차는 물론 주변의 움직임까지 파악하는 기술이다.

열차가 지나갈 때 열차의 방향, 가속도, 차량길이 등의 정보는 물론 주변 작업자 움직임 심지어 가축떼의 예상치 못한 출현 등까지 파악할 수 있어 관제의 신속함과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단 하나의 섬유광확케이블만으로 최장 40㎞ 앞의 다양한 상황을 감지할 수 있다.

DAS는 현재 오스트리아 현지와 동남아 등에서 시범 설치돼 실제 철도 현장 적용을 위한 검토가 진행 중이다. 프로셔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DAS 도입을 위해 한국철도시설공단 등과 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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