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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더위에 고개드는 여름 질환 ②]“어르신, 무더운 한낮에는 외출 자제하세요”
-본격적인 무더위로 열사병 등 온열질환 증가
-면역력 약한 어르신들, 낮 야외활동은 위험
-수분 섭취와 증상 있으면 서늘한 곳으로 이동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70대 농부 한모씨는 며칠 전 밭일을 하다가 아찔한 경험을 했다. 무더운 한낮이었지만 당일까지 끝내야 하는 일이 있어 무리하게 일을 하다가 머리가 핑 돌면서 중심을 잃고 쓰러질 뻔 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얼른 정신을 차리고 그늘에 가서 쉬면서 물을 마셨더니 이내 어지러움은 사라졌지만 앞으로 더운 한낮에는 밭일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몇 년 전만 해도 6월 중순을 넘어야 발령돼던 폭염 특보가 올해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5월 중순으로 앞당겨졌다. 이처럼 올해도 무더위가 빨리 찾아오면서 이에 따른 온열 질환으로 인한 건강 피해가 예상된다. 이에 체력이 약해진 어르신들은 무더운 한낮 야외활동을 조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온열질환은 열 때문에 발생하는 응급 질환으로 대개 무더위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발생한다. 폭염이 지속되어 체온이 증가하면서 탈수 증상이나 의식 소실 등이 나타나는 일사병과 열사병,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는 열경련 등이 대표적이다. 또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어 일시적으로 눈에 화상 증상이 나타나는 광각막염, 높은 온도와 습도로 인한 피부 질환 등도 이에 속한다. 이는 대개 어지럼증과 피로감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는데 심한 경우 사망에도 이르게 할 수 있다.

폭염은 누구에게나 영향을 줄 수 있지만 65세 이상의 노인이나 심뇌혈관 질환자, 어린이에게 보다 위협적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2015년(1056명)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2125명으로 보고됐다. 이 중 60세 이상 노인 온열질환자가 786명으로 온열질환 환자 약 10명 중 4명이 60세 이상의 고령자였다.


이홍수 이대목동병원 노인의학센터장은 “우리 몸은 체온 조절을 위해 땀샘에서 땀을 분비하도록 되어 있는데 노인들은 땀샘의 기능이 떨어져 땀 배출을 통한 체온 조절이 잘 이뤄지지 않고 대부분의 노인들이 갖고 있는 만성질환 역시 외부 온도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을 떨어뜨리거나 복용 약물이 체온 조절을 방해할 수 있다”며 “고령자들은 신체 노화로 인해 온열질환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으므로 평소 생활 건강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여름철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평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카페인 음료나 주류는 오히려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물이나 스포츠 음료 등으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규칙적인 운동으로 더위에 대한 적응 능력을 키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낮 12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는 온열 질환이 가장 많이 발생하므로 이때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제 온열질환자의 72.6%는 오전 10시~오후 6시 사이에 발생하고 있다. 만약 부득이하게 야외 활동을 할 때는 양산이나 챙이 넓은 모자 등을 이용해 햇볕을 차단하며 헐렁하고 밝은 색상의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또 바깥 활동을 하더라도 그늘에서 일정 시간 휴식 시간을 갖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센터장은 “어르신들은 더위가 심한 오후 시간에 밭일이나 야외 활동을 오래 하다가 얼굴이 창백해지고 두통과 구토 등이 나타나는 일사병을 많이 겪게 된다”며 “여름날 갑자기 발생한 이상 증상을 방치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열사병으로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증상이 심하다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서늘한 곳으로 이동해 바람을 쐬며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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