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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병원 폐이식팀, 국내 최초 영유아 폐이식 성공
- 22개월, 9.5kg 소아 폐이식
-전세계 4226명 폐이식 수혜자중 5세 미만은 12명에 불과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국내에서는 성인 환자 전유물로 여겨지던 폐이식이 2세 미만 영유아에서도 성공해 폐질환을 갖고 있는 어린이 환자에게 큰 희망의 빛을 비추게 됐다. 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 폐이식팀은 지난달 간질성 폐질환으로 앓고 있는 정OO 양의 폐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12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고 밝혔다.

수술 당시 환아 정 양은 생후 22개월, 체중 9.5kg로 국내 최연소·최소체중 폐이식술로 기록됐다. 폐이식은 간이식, 신장이식과는 달리 법적으로 생체이식을 할 수 없어 반드시 뇌사 기증자가 필요하지만 소아 환자 뇌사는 매우 드물다. 성인 뇌사자 폐는 체중 차이 때문에 이식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기 더욱 어렵다. 또한 10kg 이하 소아에게는 기증받은 폐를 절제해 이식하는 것도 쉽지 않아 국내에서 그동안 시행된 적이 없다. 

[사진설명=왼쪽부터; 소아청소년과 서동인 교수, 최윤정 임상강사, 폐이식을 받은 정00 환아 모녀, 흉부외과 김영태 교수]

국제심폐이식협회에 2015년 등록된 전세계 4226명 폐이식 수혜자중에서도 5세 미만은 12명에 불과했다. 서울대병원 폐이식팀은 지난 2007년, 폐기능 소실 환자를 에크모(ECMO; 체외막산소공급기)로 연명시키면서 기증자를 기다리다 이식하는 에크모 연계 폐이식을 국내 최초로 시행한 바 있다. 이후 고위험 폐이식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며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소아 폐이식 수술을 준비해 왔다.

수술팀은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마취과, 감염내과, 장기이식센터를 비롯해 어린이병원의 소아청소년과 호흡기, 감염 및 중환자치료팀 등으로 구성됐다. 그러던 중 올해 어린이날을 하루 앞두고 오랫동안 준비했던 응급 폐이식이 진행됐다. 기증자 역시 40개월 밖에 안된 소아로 상태가 위독해지면서 뇌사 상태가 되자 가족이 기증 의향을 밝혀 여러 환자들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떠났다.

5월 4일 저녁부터 시작된 수술은 다음날 새벽까지 약 9시간에 걸쳐 진행됐으며, 정 양은 크나큰 어린이날 선물을 받고 건강을 되찾았다. 이번 수술은 집도한 흉부외과 김영태 교수는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됐기에 모든 단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었다”며 이번 수술의 의의를 밝히고, “장기기증 활성화로 좀 더 많은 생명이 살아날 수 있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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