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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뭄 연례화·AI 상시화 악몽…고삐 풀린 밥상물가 ‘초비상’
‘순환감염’ 확인땐 AI토착화
누적강수량 평년 절반수준

살처분에 쩍쩍 갈라진 農心
정부 대책회의도 효과 미미

이례적인 초 여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과 최악의 가뭄이 덮치면서 밥상물가에 비상등이 커졌다.

조류인플루엔자(AI)는 고온과 습도에 약해 겨울이나 봄에 발생하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올해는 초여름 6월에 발생하면서 AI 상시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심각한 가뭄이 논밭을 쩍쩍 갈라놓은지 오래다. 돌변하는 기후를 감안하면 가뭄은 연례 재난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겨울철 AI’ 통념깨고 상시화 재앙 현실화 하나=1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AI는 2003년부터 2011년까지 1~2년 주기로 발생하다가 2381억원 규모 피해를 냈던 2014년부터는 매년 발생하고 있다. 더 주목할 것은 발생 계절이다. 2003~2011년에는 겨울과 봄에만 발생하더니 2014년 처음으로 한겨울인 1월 16일에 시작돼 7월말까지 지속됐다. 당시 전국을 휩쓴 고병원성 H5N8형 AI로 인해 전국 19개 시·군에서 1936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되는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엔 11월 중순 전남 해남의 산란계(알 낳는 닭) 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순식간에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4개월 넘게 3787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되는 사상 최악의 피해를 냈다. AI가 지속된 기간은 140일로, 2014년보다 50일 이상 짧았지만 피해 규모는 훨씬컸다. 그만큼 AI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와 독성이 강했던 셈이다. 이 AI로 인한 경제적 피해 규모 역시 2566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지난 겨울부터 발생했던 AI는 4월 4일이후 추가 발생을 하지 않아 더운 날씨에 약하다는 통념을 입증하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2일 ‘초여름 AI’가 터지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는 중국 등지에서 날아오는 철새를 통해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던 AI 바이러스가 갈수록 강해지고 변이가 이뤄지면서 한반도에 토착화돼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3일 제주 지역에서 처음 의심 신고가 접수된 AI 바이러스는 철새를 통해 국내에 유입된 것이 아니라 국내 어딘가에 남아 잠복해있다가 이른바 ‘순환 감염’을 통해 재확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만약 순환 감염이 확실시된다면 학계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된 ‘AI 토착화’ 우려도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연중 내내 더운데도 AI가 상시 발생하는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 역시 순환 감염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뭄 연례행사…물관리 일원화 효율화 ‘글쎄’=지속올해 가뭄도 악재로 확산하고 있다. 현재 전국 평균 누적 강수량은 166.5㎜로 평년(313.4㎜)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오는 8월까지 강수량 전망도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보여 피해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수확량 감소는 밥상물가 오름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3일 현재 경기ㆍ충남ㆍ전남의 가뭄 피해 발생 면적이 5450㏊로 집계됐다. 축구장 면적의 7676배에 달하는 규모다.

정부는 4대강 지역의 심각한 수질악화 해결을 위해 수질은 물론, 수량과 재해예방등의 기능을 기존 국토교통부에서 떼내 환경부로 통합하는 쪽으로 조직을 개편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기능면에서 효율성을 떠나 물 관리의 컨트롤타워를 일원화하겠다는 포석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환경부가 수자원 관리의 전권을 맡을 경우 농업ㆍ공업용수 등 산업적 측면까지 효과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수자원 관리만을 전담하는 통합 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유재훈ㆍ배문숙 기자/osky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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