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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스포츠 칼럼-김학수 한체대 스포츠언론연구소장] 도종환 문화부장관 후보에 바란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국정화두로 내세웠던 박근혜 정부는 2013년 2월 출범하면서 첫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유진룡씨를 임명했다. 정통 문체부 관료출신인 유진룡 장관은 논쟁적인 인물이었다. 2006년 문화관광부 차관시절 청와대가 추천한 인사에 대해 ‘자격 미달’이라고 거부하자 청와대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이 “배를 째 달라는 말씀이지요? 예, 배 째 드리죠”라고 협박했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반 노무현정부’ 정서를 갖고있던 그를 굳이 문체부 장관으로 기용한 것은 체육정책에 대한 소신과 철학을 높이 샀기 때문이었다. 대선 캠프에서 별반 활동이 없었던 그를 중용한 것은 체육계의 적폐 청산을 위해 오랫동안 관료로 활동했던 그의 전문성을 활용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그는 최순실씨가 주도한 비선실세의 국정농단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잦은 충돌을 빚은 끝에 1년 4개월여만인 2014년 7월 경질됐다. 체육전문성을 바탕으로 정책 추진을 하려던 그의 뜻은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하고 미완에 그쳤던 것이다.

지난 달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로 시인출신의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국회의원을 내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접시꽃 당신’ 시집으로 유명한 도종환 장관 내정자를 지명한 것은 사람 냄새가 나는 문화·체육 행정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한민국 체육은 성장 위주의 정책으로 스포츠 강대국에 올라섰다. 성적과 메달을 우선시하는 ‘성과주의’를 고수햐면서 이룬 성과였다.

올림픽, 월드컵, 유니버시아드, 아시안게임 등을 유치하며 스포츠에서 거둔 성적을 국력의 성장으로 연결시켰다. 문재인 정부 직전인 박근혜 정부 시절까지도 성적 위주의 스포츠 정책이 이어졌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메달제조기로 육성된 뒤, 은퇴하면 곧 세상에서 잊혀진 존재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공부와 담을 쌓고 운동만을 하며 오로지 성적을 내는 ‘외길’ 인생을 보냈던 운동선수들에게 은퇴후 사회에서 부적응자로 전락하곤했다. 엘리트 선수로 성공을 했더라도 물질적인 행복만을 갈구하며 소외된 이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제대로 주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을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결과만 갖고 평가하는 기존의 스포츠 정책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단지 성적을 올리는데 급급하기 보다는 인간의 가치를 먼저 생각하는 스포츠 정책을 펼쳐야한다. 선수들이 거둔 외형적 결과보다는 결과 뒤의 인간적인 노력과 실패, 좌절 등을 보다듬어야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도종환 장관 후보자는 장관이 되면 많은 체육인들의 의견과 고충을 듣고 그동안 성장 위주의 스포츠 정책이 낳았던 여러 스포츠 적폐를 청산하는 쪽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운동과 학업의 조화를 이루며 엘리트 선수로서 경기력과 인성을 함께 키워나가고 많은 사람들이 체육을 통해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도록 해야한다.

도종환 장관 후보자는 인간미 넘친 시인의 가슴으로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이 통합된 이후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대한체육회의 위상을 바로 세우고 체육으로 사람의 가치를 구현하는 체육인들의 염원을 담는 체육 정책을 펼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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