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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신공]숙여라, 숙일 것이다!
‘직원 400명 규모의 상장 회사에 대리로 있다가 올 1월 직원 80명 규모의 작은 회사로 차장을 달고 이직한 직장인입니다. 그런데 와보니 이 회사가 생각보다 일 처리 방식이나 조직 문화에 문제가 많고, 지금까지 상사와 일반 직원들이 저에게 마음을 열지 않아서 잘 어울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회사를 당장 다시 옮길 수도 없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어떻게 하기는? 어울려 지내면 된다. 왜 어울리지 못하는가? 본인은 선진국이고 기존 직원들은 후진국이라는 식의 이분법 때문이다. 예를 들어 ‘4백 명 규모의 상장 회사에서 80명 규모의 작은 회사로 왔다’는 표현만 해도 그렇다. 그냥 ‘큰 회사에서 작은 회사로 왔다’고 하면 안 되는가? 굳이 직원 수나 상장 여부를 밝히는 심리에서 어딘지 모를 우월감이 느껴지고, 또 일단 옮겼으면 ‘우리 회사’로 불러야 하는데 이 분이 아직도 ‘이 회사’로 적고 있는 것도 그렇다. 그렇게 혼자 잘난 척 하면 앞으로 1년이 지나도 어울리기 어려울 것이다.

필자는 산골로 귀촌해서 13년째 주민들과 잘 어울려 살고 있는데 최근에, 귀농한 어떤 분이 반년 만에 마을을 뜨면서 ‘선생님은 어떻게 텃세를 극복했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래서 ‘네, 텃세를 인정하고 먼저 수그리면 됩니다.’라고 했더니 한참을 애처롭게 바라보다 떠나갔다. 애처롭게 바라본 이유는 ‘그렇게까지 수그리면서 굳이 이곳에서 살아야 되겠니?’라는 우월의식 때문이었을 텐데, 사람들은 ‘닫고서 이기는’ 하나만 알고 ‘지면 열리는’ 둘은 모른다. 즉 귀촌했다 텃세 때문에 떠나는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오자마자 자기자랑을 왕창 왕창 한다는 것이다. ‘아, 시골 사람들 정말 문제 많네요. 인터넷 직거래로 팔아야 됩니다.’ - 맞는 말 같기는 한데, 시골 사람들은 인터넷 몰라서 직거래 못하고 있을까?

이직해서 텃세 때문에 힘든 직장인들이여!! ‘동화가 되느냐 안 되느냐’는 감정의 문제다. 먼저 숙여라. 그러면 상대도 고개를 숙일 것이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임을 깨달으면 텃세를 즐기며 ‘악동들처럼 한 패’가 되어서 즐겁게 몰려다닐 수 있는 길이 훤히 보인다!

김용전 (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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