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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즈시티’ 울산, 관광 도시로 대변신
광역시 승격 20주년, 울산방문의 해
정주영-최종현의 장미축제 성료
겸손과 미소로 관광객 모시기 열정
2000년 전부터 대한민국 관문역
처용, 인도와의 우정 스토리도 넘쳐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573년 3월 인도 왕이 보낸 편지와 함께 황금과 황철이 가득 실린 배가 울산에 도착한다. 왕의 친서에는 석가삼존불을 주조하려했으나 여의치 않아 황금과 황철을 보내오니 인연있는 그곳에서 장륙존상(丈六尊像)이 되길 기원합니다 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일연이 지은 삼국유사의 한 구절이다. 울산 개운포(지금의 처용리 일대)는 일찌기 인도, 페르시아, 중국 외교사절과 대상(大商)들 드나들던 동해의 관문이었다.

서라벌의 왕이 몸소 마중을 나와야 하는데, 거리가 멀어 마음만 보낸다는 뜻의 임해전지(=안압지=동궁월지)에서 ‘임해’는 바로 울산을 뜻한다.

대왕암

▶처용의 특별귀화지 울산= 신라 진흥왕은 인도 왕의 배가 들어온 곳에 절을 짓도록 한다. 그곳이 바로 울산광역시 동구 마골산에 있는 동축사이다.

울산이 우리 영토의 관문으로 기능한 것은 그후로도 오랫동안 이어졌다. 9세기말 헌강왕(재위 875∼886)은 지금의 울산신항 근처에 방문했다가 운무 때문에 불편을 겪는다.

설화를 다소 현실감 있게 재생하면, 헌강왕이 낙담할 때 일곱명의 서역 사관들이 탈춤을 추며 즐겁게 해주었는데, 이들 중 처용이 신라에 정착할 뜻을 밝힌다. 임금을 따라 서라벌로 가 중간관리인 급간을 맡게 된 처용은 미모의 신라여인과 결혼한다. 왕에 의한 특별 귀화 케이스. 9세기 신라 천재 학자 최치원의 ‘향악잡영오수(鄕樂雜詠五首)’라는 문집 속에는 ‘속독(束毒)’이라는 시가 나타나는데, 서역의 탈춤을 묘사한다. 처용이 추었던 바로 그 춤이다.

십리대숲

▶정주영-최종현의 꽃사랑= 그랬던 울산은 20~21세기에 한국의 경제를 이끈다. 숱한 스토리와 문화유적은 산업화에 밀리는 듯 했다. 울산 산업을 이끈 두 거두 정주영-최종현은 울산의 아름다움과 경제리더로서의 면모를 모두 추구한다.

고(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울산공업지구를 건설하면서 공장지대의 삭막함을 상쇄하려고 공장 울타리마다 장미를 심었고, 고 최종현 SK 회장이 울산대공원을 만들면서 대규모 장미꽃밭을 조성, 울산 장미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산업계의 두 거두는 경제 못지 않게 울산 사람들의 정서도 보듬었던 것이다.

이번엔 울산시민들이 나섰다. 산업과 문화의 조화를 도모하려는 뜻을 이어, 이번에는 산업화로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한 태화강, 십리대숲, 대왕암공원, 울산대교 전망대 등 울산 관광자원들을 발굴하고 알려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울산 남구 해파랑길 7코스는 태화강을 따라 흐르듯 걷다가 바다와 만나는 염포산 입구까지 가는 길이다. 태화강전망대에서 강을 따라 상류로 올라간 후 삼호교를 이용해 태화강을 건너 하류로 걷는다.

강변 둔치를 한동안 걸으면 2㎞ 이어지는 십리대숲을 만난다. 본래 십리(4.3㎞)였다가 지금은 태화강대공원과 삼호대숲에만 대나무군락지가 남아 있다.

외고산옹기마을

▶감춰진 보석과 미소로 손님맞는 시민= 태화강과 대숲은 백로 등 새들의 보금자리다. 태화강전망대~십리대숲~내황교~염포삼거리 17.1㎞ 구간은 평탄해서 걷기 쉽다. 이 중에서 명촌교~십리대숲~삼호교~선바위 구간은 노약자, 임산부, 장애인도 다닐수 있는 ‘열린 관광지’로 조성했다. 울산 사람들의 관광객 편의 마인드도 아름답니다.

울산의 대표적인 봄 축제인 ‘울산고래축제’와 ‘울산대공원 장미축제’가 28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축제기간 동안 다양한 공연, 전시, 체험 프로그램 등이 방문객들을 사로잡았고, 워킹 페스티벌에는 일반시민과 대외 문화사절단 등 1만여명이 참여해 달동문화공원에서 울산대공원까지 함께 행진하며 ‘로즈시티 울산’을 맘껏 외쳤다.

울산 시민들은 한국관광공사, 한국방문위원회 등과 함께 친절을 다짐하는 ‘K스마일’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부자 동네라 허리를 숙이지 않을 것 같다는 선입견을 깼다.

울산의 2017년은 세 가지 의미를 지닌다. 올해는 광역시 승격 20주년이고, 울산방문의 해이며, 울산민속문화의 해이다. 울산이 심혈을 기울이는 때이므로, 손님들은 최대의 대접을 받는다. 

울산대교 야경

▶6~8월 축제 릴레이= 6~8월 이벤트도 즐비하다. 야간 시티투어가 10월까지 이어지고, 태화강울트라 마라톤, 전국남녀양궁대회, 몽돌마라톤대회(이상 6월), 서머페스티벌, 울산조선해양축제, 울산 국제관광 학술대회, 외국인 주민 체육대회, 태화강 재첩 체험, 해피강변영화제(이상 7월) 등 행사가 계속된다. 8월에는 워터버블패스티벌, 진하해변축제가 열린다.

울산에 대한 재발견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재경울산향우회(회장 안종택)와 함께 ‘나도 울산사람 아잉교-수용과 포용의 도시, 울산’특별전 행사의 하나로 ‘울산 Day‘를 오는 6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연다.

‘울산 Day’ 행사에는 외고산 옹기마을의 옹기장인 허진규의 옹기 빚기 시연과 동시에 전시해설 및 갤러리 토크가 있을 예정이다. 허진규는 울산광역시 무형문화재 옹기장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옹기 빚기는 만드는 방식이 도자기와 다르다. 장세동 전 울산동구문화원 지역사연구소 소장이 방어진 마을지도를 입수한 일화를 들려주고, 한삼건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가 특정공업지구 지정 이후 울산의 변화상을 알려준다.

울산 장미축제

▶나도 울산사람 아잉교, 민속연구도= ‘나도 울산사람 아잉교-수용과 포용의 도시, 울산’ 특별전은 국립민속박물관과 울산광역시가 를 맞아 마련했다. 오는 19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1에서 이어진다.

울산의 도시 정체성을 소개하는 이 특별전에는 ‘처용탈’, 겸재의 ‘반구盤龜’그림, ‘1962년 특정공업지구 지정 선언문’, 대한민국 최초의 국민차 ‘포니’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탄생 일기’, ‘울총(울산 총각) 가방’과 ‘상차림’ 같은 자료와 영상 등 20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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