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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외판부터 부품 소재까지…현대차 근간 ‘책임지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가보니
- 여의도 면적 3배 규모서 현대차 투입되는 전 강종 생산
- 세계 최초로 도입한 6하이6스탠드 압연설비 ‘눈길’
- 기술연구소 “내년까지 미래 차량용 강판 개발 완료할 것”



[헤럴드경제(당진)=박혜림 기자]‘고로, 전기로를 모두 보유한 제철소’,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자랑하는 제철소’.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를 설명할 수 있는 수식어는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지난 19일 찾은 충남 당진시 당진제철소는 그 무엇보다 ‘현대ㆍ기아자동차의 외판부터 부품 소재까지, 근간을 책임지는 제철소’란 말이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 여기에서 현대차에 들어가는 전 강종(81종)이 생산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100여종 이상으로 생산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고로 전경. [사진제공=현대제철]

여의도 면적의 약 3배(267만 평)에 달하는 당진제철소엔 ‘쇳물에서 자동차까지’라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모토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자동차 강판과 관련해 관련해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바로 2냉연공장이다. 시뻘건 쇳물을 식혀 슬래브로 만들고, 다시 슬래브를 회전하는 여러 개의 롤 사이를 통과시켜 얇게 만드는 압연 공정 등이 이뤄지는 열연공장이 땀이 송글송글 맺힐 정도로 뜨겁고 귀가 따가울 정도로 시끄러웠다면, 냉연공장은 지하 창고처럼 서늘하고 조용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도금을 하는 냉연공장은 벌레, 먼지 등 이물질의 유입을 막아야 해서 공장 내 이중 출입문을 설치해 철저히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면서 “자칫 도금 과정에서 벌레라도 들어가 강판에 찍히면 불량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월 100% 가동에 들어간 2냉연공장에선 현대ㆍ기아차에 적용되는 초고장력 강판도 한켠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2냉연공장 6하이 6스탠드(6high 6stand). [사진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 관계자에 따르면 2냉연공장에서는 연간 200만t의 자동차강판이 생산되며, 여러단계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일단 고로에서 흘러나온 1500도의 쇳물을 타원형 통인 ‘토페도카’로 운반한다. 이를 열연공장에서 ▷제강(불순물 제거) ▷연주(슬래브화 작업) ▷압연(슬래브를 얇게 만드는 작업)을 통해 열연코일로 만든다. 그 가운데 일부가 냉연공장에서 다시 불순물, 얼룩 제거, 압연 등의 작업을 거쳐 자동차강판의 소재가 되는 냉연코일로 거듭나는 것이다.
현대제철 기술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고품질의 자동차강판을 개발하기 위해 실험에 열중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제철]

특히 2냉연공장의 압연설비는 현대제철의 자랑이며, 현대차 경쟁력의 근간이 되기도 한다. 냉연강판의 품질과 물성은 압연설비에서 좌우된다. 다른 제철소에선 일반적으로 5번의 압연공정을 거치는 5스탠드(5 Stand) 방식을 사용하지만, 현대제철에선 6하이6스탠드(6 High 6 Stand)로 불리는 6개의 롤이 장착된 압연설비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표면이 미려하고 가공성이 우수한 초고장력강판의 생산이 가능해졌다.

냉연코일을 연결해주는 레이저 용접기도 강판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부분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기존 전기저항 용접방식은 용접 부위가 깔끔하지 못한데 레이저 방식을 사용할 시에는 냉연코일 이음새가 깔끔해 이질감이 최소화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압연을 거친 강판은 쓰임새에 따라 냉연도금복합라인(CVGL)이나 아연도금라인(CGL)을 거쳐 냉연강판과 도금강판으로 거듭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그룹이 ‘쇳물에서 자동차까지’ 자동차 생산의 수직계열화를 도모했다면,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에 ‘심장’이나 다름없는 기술연구소를 세워 연구ㆍ개발과 제품 생산을 한 곳에서 진행해 미래 자동차용 강판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고로를 화입한 것이 2010년. 현대제철이 자동차 강판을 개발하기까지 10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던 업계의 관측과 달리 3년만에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 강종의 개발을 완료할 수 있었던 1등 공신이 바로 기술연구소다. 600여명의 연구인력이 성분 및 공정기술 개발 등을 위해 밤낮으로 땀을 흘리고 있다.

2015년부터는 현대제철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미래 차량용 강판인 ‘AMP강(다상복합조직강)’ 개발에 매진 중이다. AMP강은 연식률이 높아 포스코의 ‘트윕강(TWIP)’보다 강도는 낮지만 연신율(가공성)은 10% 높아 현대제철 내부적으론 이른바 3세대 강으로 불린다.

현대제철은 AMP강 개발을 위해 지난 1년간 1000만t의 쇳물을 쏟아 부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내년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2019년 양산이 목표”라며 “이미 상당부분 개발이 완료됐고, 기한을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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