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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부인 출입 막는 대학축제
성희롱 등 무법천지 예방차원
대학의 지나친 폐쇄성 비난도


유명 대학 축제에서 주최측이 외부인의 참여를 제한하는 조치를 한 것을 두고 대학생들의 ‘폐쇄성’을 보여준 것이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축제의 주체인 자교생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은 물론 헌팅 등 성추행ㆍ성희롱 등의 문제로부터 학생들을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24일 대학가에 따르면 홍익대 총학생회는 축제 공연장에서 지난해부터 시행했던 ‘홍대존’을 기존 ‘스탠딩존’에서 앉아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시팅존’까지 확대 시행했다. 

홍익대 총학생회가 올해부터 확대 실시하는 시팅존 내 ‘홍대존’의 모습. 홍대존은 홍익대생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사진출처=홍익대 총학생회]

지역적 특성과 더불어 축제 공연에 별다른 출입 제한이 없어 유명 연예인들의 공연을 보러 온 외부인들이 다른 대학에 비해 많다보니 자연스레 홍익대생들이 편안하게 이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게 됐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홍대존’을 설치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총학생회측의 설명이다.

홍익대 재학생 최모(24ㆍ여) 씨는 “이른바 ‘핵꿀잼’ 축제로 소문이 나면서 방문하는 외부인들이 크게 늘었고, 홍대존이 설정되기 전에는 내가 등록금을 내고도 외부인 때문에 공연 관람은 꿈도 꿀 수 없었다”며 “그나마 올해는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좋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 이외에도 홍익대 총학생회는 지난해 축제땐 “홍대생이 즐기는 홍대축제가 되도록 외부인의 배려 부탁드립니다”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걸고 외부인의 참석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었다. 이 같은 조치를 두고 ‘폐쇄성’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온라인 상에는 “홍대생 한 명이라도 타 학교 축제에 오면 쫓아내야 한다”는 식의 비아냥도 속출했다.

하지만 축제 주최측이 이같은 조치를 할 수 밖에 없었던데는 속사정이 있다. 부지 면적이 142만9218㎡에 불과해 캠퍼스 면적 순위에서 하위권을 면치 못하는 홍익대는, 역설적이게도 축제 때마다 서울 마포구의 유동인구를 진공청소기처럼 흡수하면서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총학생회측의 설명이다.

최근 몇 년간 축제에 참석한 홍익대 졸업생 이모(26) 씨는 “인구 대이동도 아니고 압사당할 정도로 사람이 많아 움직이기 힘들고 안전 문제도 있다”며 “오후 8시가 지나면 주점도 만석이다보니 후배들을 보러 갔다 발길을 돌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무분별하게 사람들이 모여들다보니 ‘헌팅’은 물론 성추행ㆍ성희롱이 난무하는 무법지대가 되고 있다는 불만도 재학생들 사이에선 나오고 있다. 홍익대 재학생 사이에선 ‘질서없는 마포구 지방자치단체 축제’가 돼버렸단 푸념도 나오는 형편이다.

홍익대 관계자는 “외부인들의 출입을 무조건적으로 막는 폐쇄적인 분위기 역시 대학축제엔 어울리지 않는다”며 “내부인이 피해를 보지 않으면서도 외부인들까지도 축제를 즐길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동윤·박로명 기자/realbigh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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