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문재인 시대’에 다시 호출된 盧ㆍ李ㆍ朴의 시대…뒤바뀐 ‘운명’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문재인 시대’에 다시 호출된 과거는 이토록 달랐다. 23일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보수 정부 9년에서 정권교체 후, 처음 맞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일, 서거 8주기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도 참석하는 경남 봉하마을의 추모식에는 여권 인사들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도 대거 참석해 노 전 대통령의 서거 후 최대 규모로 행사가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정부 집권기에도 사그라들지 않던 노 전 대통령의 추모 열기가 정권 교체와 맞물려 이날 절정을 이룰 것으로도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권 변호사 시절 ‘파트너’이자 ‘친구’였고, 정치 입문 이후 ‘동지’였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에 앞서 22일엔 문재인 대통령이 내달부터 4대강에 있는 보를 상시개방하고 이명박 정부에서 이뤄졌던 4대강 사업 정책 결정 및 집행과정에 대한 정책감사를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당장 이명박 대통령측은 제 17대 대통령 비서실 명의로 “정부는 감사와 재판, 평가가 끝난 전전(前前) 정부의 정책사업을 또다시 들춰 정치적 시빗거리를 만들기보다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후속사업을 완결하고 확보한 물을 잘 관리하여 당면한 가뭄을 극복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현 정부와 전전 정부가 충돌한 것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직전 정부의 운명도 엇갈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3일 피고인의 자격으로 수갑을 찬 채 법정에 섰다. 박 전 대통령은 구속 53일만인 이날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첫 정식 재판에 출석했다. 삼성 등 대기업에서 총 592억원의 뇌물을 받거나 요구ㆍ약속한 혐의 등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첫 정식 재판이다. 박 전 대통령은 사복을 입었지만 왼쪽 가슴에는 수용자 번호 503호 배치를 달았고, 손에는 수갑이 채워진 채로 서울구치소에서 법원으로 호송됐다. 지난 2004년 노무현 정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시 한나라당 대표를 맡아 국회에서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을 주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고, 13년 후인 올해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으로 권좌에서 물러나는 첫 대통령이 됐다. 십 몇년여간을 이어가는 두 전 대통령간의 기묘한 운명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와 과거 보수 정부와의 불편한 관계는 향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 정부는 박근혜 정부에서의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세월호 참사, 이명박 정부에서의 4대강 사업ㆍ자원 외교ㆍ방위산업 비리 등에 대한 재조사의 뜻을 거듭 밝혔거나 시사했기 때문이다.

su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