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트럼프, 정보기관 수장들에게 ‘러시아 스캔들’ 증거 부정 압박
-관련 메모 특검, 의회에 제출될 전망
-전 CIA 자문위원 “끔찍한 권력 남용”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보기관 수장들에게 ‘러시아 스캔들’ 관련 증거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요청은 메모로 남겨져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방해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특별검사와 의회에 제출될 전망이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에게 ‘러시아 스캔들’ 관련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부인하라고 요청했다. WP는 전현직 관리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 11일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한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왼쪽)과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출처=AFP통신]

당시 코미 전 국장은 의회 출석해 지난해 대선때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의 커넥션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코츠 국장과 로저스 국장에게 각각 전화를 걸어 커넥션 관련 증거가 없다는 발언을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코츠 국장과 로저스 국장은 이같은 제안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해 거절했다.

로저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깜짝 놀랐지만 정중하게 왜 그렇게 할 수 없는지 설명했다고 WP는 전했다.

NSA 고위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로저스의 대화가 메모로 남겨졌다고 밝혔다. 관리들은 이같은 메모가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 중인 특별검사와 의회에 제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외에 백악관 고위 관리들도 정보기관을 압박할 수 있는지 여부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관리들은 “우리가 FBI의 조사를 멈추게 할 수 있나? 이 문제와 관련 도와줄 수 있나?”라고 정보기관측에 문의했다.

정보기관 관리들은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가 정보기관의 독립성을 위협한다고 비난했다.

전 중앙정보국(CIA) 자문위원인 제프리 스미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끔찍한 권력 남용”이라고 말했다.

다른 전직 고위 공무원도 “문제는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거짓 진술을 요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NSA측과 코츠의 대변인은 WP 보도에 대해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 중이던 코미 전 국장에게 수사 중단을 요구한데 이어 코미 전 국장을 전격 경질해 탄핵 위기에까지 몰렸다.

한편 ‘러시아 스캔들’의 몸통으로 꼽히는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상원 정보위원회의 출석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플린 전 보좌관은 불리안 증언을 거부할 수 있는 묵비권 조항을 규정한 수정헌법 제5조를 들어 정보위가 보낸 소환장에 응하지 않았다. 앞서 플린 전 보좌관은 증언에 대한 ‘법적 면책’을 조건으로 의회에서 증언하겠다고 제안했지만 거부당했다.

플린 전 보좌관은 또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 ‘치솟는 대중의 광란(escalating public frenzy)’을 이유로 관련 자료 제출도 거부했다.

플린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부터 러시아측과 수차례 접촉한 것으로 드러나 경질됐다. WP는 “플린이 의회에 대한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있지만 감옥에 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ssj@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