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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 면세점 매출 소폭 상승…보따리상 덕분?
-금한령 여전하지만…매출액 4개월 연속 ↑
-단체여행객 대신 대리구매 판매액 커져
-높은 송객수수료ㆍ저가관광 폐해 있기도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위기에 놓였던 면세점업계 매출이 소폭 상승했다.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중국 당국이 한국 여행 금지조치를 내리면서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발길이 끊겼지만 그 빈자리를 ‘보따리상’이 채운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의 매출액은 8억8921만달러(한화 1조626억원)로 전년동월대비 1.6% 증가했다. 4월에까지 상승세를 달리면서 올해 국내 면세점업계 매출액은 4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 1월 매출액은 9억691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2.8% 늘었고, 2월엔 11억4024만달러로 48.5% 증가해 역대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해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시내면세점의 4월 매출도 5억93만 달러(5720억원)로 전년동월대비 0.4% 늘었다.

[사진=중국의 한 보따리상이 서울 시내 한 면세점에서 대리구매한 물품을 운반하기 위해 엘리베이터 앞에 적재해둔 모습.]

일명 ‘보따리상’들의 활약이 면세점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여전히 중국 당국의 ‘금한령’이 풀리지 않고 있지만 이는 단체여행객에 한정되기 때문에 개별여행객인 보따리상들이 대리구매를 늘렸다. 요우커(중국인 단체관광객)가 줄어들면서 한국산 제품을 대리구매해 중국에서 되파는 보따리상들이 기존에 구매하기 힘들었던 인기품목들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단체여행객 수요를 잃은 면세점ㆍ여행사 등이 보따리상들을 대상으로 판촉활동을 활발히 하기도 했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단체여행객은 확실히 줄었지만, 개별여행객 중 대규모 대리구매를 해가는 보따리상들의 매출이 늘면서 면세점 전체 매출도 큰 타격을 입지 않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사진=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줄어들면서 대규모 대리구매를 통해 중국 본토에서 되파는 보따리상들의 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중국인 단체관광객.]

하지만 높은 송객 수수료 등 보따리상들을 둘러싼 문제도 여전히 남아있다. 보통 면세점의 경우, 여행사 측에 10% 가량의 송객 수수료를 지불하고 여행사는 이를 다시 보따리상들에게 일부 넘겨준다. 하지만 면세점 입장에선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보따리상들에게 수수료를 더 많이 줄 수 밖에 없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시내 면세점이 여행사 등에 지불한 송객 수수료는 9672억원으로 매출의 10.9%에 가까웠다. 특히 서울시내 신규면세점들이 늘어나면서 업계 경쟁력은 더 심해졌고, 과거 매출 대비 10% 수준이었던 송객수수료는 최근엔 20~25%까지 치솟았다. 또 대학생ㆍ주부 등 개별여행객들도 대리구매에 나서면서 보따리상 시장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면세점에서 구매한 고가의 한국산 화장품을 중국에서 되팔아 손쉽게 이익을 남길 수 있기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송객 수수료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업계는 마진율이 떨어져 출혈 경쟁을 할 수밖에 없고, 시장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며 “중국관광객 모객을 위해 면세점에서 여행사에 지불하는 송객수수료로 인해 저가관광의 폐해도 커지고 있다”고 했다.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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