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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면시장, 펄펄끓는 ‘面발전쟁’
-점유율 1위 농심 가격인상 이후 주춤
-볶음너구리 등 신제품으로 다시 부활
-오뚜기ㆍ팔도, 가격유지 정책 승부수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라면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라면시장 1위인 농심과 2위인 오뚜기의 통합 점유율은 무려 76%에 이른다. 뒤를 이어 삼양식품과 팔도가 순위 다툼에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가격인상 ‘눈치싸움’도 만만치 않다.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1위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이후 눈치를 봐가며 잇따라 가격인상에 동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업계 1위인 농심은 지난해 12월 제일 앞서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신라면과 너구리, 짜파게티 등 18개 제품 가격을 평균 5.5% 인상했다. 당시 농심 관계자는 “5년1개월 만의 인상으로 비용 부담 압력 때문에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했다. 이어 삼양식품도 이달부터 자사 12개 브랜드 제품의 권장 소비자가격을 4년9개월만에 평균 5.4% 올렸다. 삼양식품 역시 “인건비, 물류비, 재료비 등 원가 상승 압박으로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했다”고 했다.

[사진=라면 먹는 여성 이미지]

반면 농심ㆍ삼양과는 달리 오뚜기와 팔도는 올해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아 눈길을 끈다. 오뚜기와 팔도 관계자는 “가격 인상 필요성은 느끼고 있지만 올해 안에 가격을 올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오뚜기는 농심의 점유율을 뺏어 오기 위해, 팔도는 삼양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서기 위해 ‘가격 유지 정책’을 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라면 시장에서 오뚜기는 농심의 점유율을 떨어뜨리려는 상황이고 팔도는 삼양식품과 3위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다.

오뚜기와 팔도의 이 같은 가격 유지 정책이 실제 시장 점유율 변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오뚜기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5년 20.5%에서 농심이 가격 인상을 한 작년에는 23.2%까지 올랐다. 그러다 최근에는 25%를 기록하며 전체 시장의 4분의1을 차지했다. 업계 특성상 제품 선택에 대한 소비자 성향이 보수적인 점을 감안할 때 오뚜기의 선전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반면 이 기간 농심 점유율은 2015년 57.6%에서 가격 인상을 한 작년 53.9%로 줄어들었고 지금은 51.2%로 50%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게다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심은 올 1분기 매출 5554억원으로 전년대비 2.2% 감소하고 오뚜기는 1분기 매출 5318억원으로 전년대비 3.1%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라면 품질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같은 품질이라면 더 나은 가격을 따지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하지만 농심은 올 2월 ‘볶음너구리’ 출시 등으로 짜왕을 대체할 수 있는 신제품을 내놓으며 소비자들의 입맛을 잡으며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농심은 ‘볶음너구리’의 성공으로 마케팅에 주력하며 ‘신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라면 가격 인상 효과가 2월 중순부터 나타났고 올 2분기부터 완전히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달리 오뚜기는 ‘진라면’ 등의 기존에 내놓은 라면 상품에 마케팅을 주력하고 있다.

삼양과 팔도의 3위 경쟁도 만만치 않다. 3위를 고수하고 있는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시리즈를 강화함으로써 자리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팔도의 경우 간판브랜드인 ‘팔도비빔면’의 매출이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팔도비빔면’은 지난 3월 한달간 1000만개가 판매됐다. 여름철 비빔면 성수기도 아닌 3월에 1000만개 판매고를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 1월부터 4월까지 누계 수량기준으로 보면 팔도비빔면 판매량은 3000만개가 판매됐고, 전년대비 17% 이상 증가했다. 팔도는 올해 ‘팔도비빔면’ 연간 1억개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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