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도시바 인수전 새 분수령.. SK하이닉스 막판 뒤집기 가능할까
- 우려됐던 WD와 도시바 긴장관계… 결국 법정 분쟁 비화
- SK하이닉스 “깜짝놀랄 만한 뉴스 있을 것”… 기대감 키워
-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올해 하반기에나 가능할 듯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일본 도시바 반도체 사업 인수전이 ‘복마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팔겠다’는 도시바측과 ‘내 허락 없이는 못판다’는 웨스턴디지털측의 싸움이 결국 법정 공방으로 비화됐다.

SK하이닉스 입장으로선 호재다. 미일 연합측이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문을 인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던 상황에서, ‘판’이 흔들릴 개연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때마침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이 꺼낸 ‘깜짝놀랄 만한 뉴스’ 언급도 주목받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달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함께 도시바 인수를 위해 방일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법정공방 ‘비화’= 15일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웨스턴디지털(WD)은 오는 19일(미국 현지시각) 국제상공회의소 산하 국제중재재판소에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매각 사업과 관련해 중재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WD측의 중재 요청 요지는 도시바가 메모리 사업부문을 매각하기 위해선 WD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냐 아니냐 여부다.

WD측은 “합작 투자회사 지분을 반도체 사업부문으로 넘겨 이를 판매하는 것은 자사의 동의 없이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고, 도시바측은 “WD측은 반도체 사업부문에 대한 매각 거부권 또는 우선권이 없다.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버티고 있다.

WD측은 지난해 샌디스크를 인수했다. 이때 합작투자 지분도 함께 인수했다. 도시바는 샌디스크와 2000년부터 메모리 개발 및 생산을 함께 해왔다. 그런데 도시바가 반도체 부문을 매각하려하자 지분을 가진 WD측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WD측이 조정 신청을 제기하면서 오는 19일로 예정돼있던 본입찰 일정도 순연될 공산이 커졌다. 본입찰은 조정 결과가 나올 때까지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실시된 예비입찰과 달리 본입찰에 참여하게 되는 업체들은 인수 사업 부문에 대한 실사권을 가지고, 예비입찰과는 달리 계약금 명목의 자금도 묶이게 된다.

관련 분쟁은 지난달 초부터 시작됐다. 지난 10일에는 일본에서 WD측과 도시바측이 만나 원만한 타협점을 찾기도 했으나 결국 큰 소득 없이 결렬됐다. 중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예정이다.


▶“깜짝 놀랄 뉴스”= 도시바 반도체 사업 인수전 상황이 복잡하게 꼬여가면서 SK하이닉스측에도 기회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판이 흔들리는 것은 후순위 주자에게도 기회가 생길 공산이 커진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의 언급이 주목된다. 박 사장은 지난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기자단과 만나 “깜짝 놀랄 뉴스가 있을지도 모른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의 반도체사업(도시바메모리) 인수전에서 밀리고 있다고요?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지난달 말 최태원 회장과 함께 도시바 인수를 위해 일본을 방문한 인사다. 이 때문에 그의 이번 발언엔 무게가 실린다. 일본 내 분위기가 한국측에도 다소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SK측 관계자는 “박 사장 입장으로선 말을 할 수 있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며 “판이 흔들리는 것도 주목되는 점”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선 SK하이닉스는 도시바 인수전에서 다소 후순위로 밀리는 분위기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미국 투자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일본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가 손잡은 ‘미일연합’이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 사업이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일본 내 매각을 최상의 해결책으로 꼽아왔다. 그 다음 선호국은 미국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는 그룹 차원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미국계 사모펀드와 연합을 구성할 것이란 관측도 탄력을 받고 있다.

한편 도시바는 3월말 1차 입찰에 참여한 10개사 안팎 가운데 4~5곳을 후보로 압축하고, 오는 19일 2차 입찰(본입찰)을 마감할 계획이었으나 이달 하순으로 마감기한을 연기키로 했다. 일정이 줄줄이 순연되면서 당초 6월 중 계획이었던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도 7월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 

h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