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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권 내 정계개편 논의 탄력받나
- 국민의당, 바른정당에 통합 제안…민주당도 예의주시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국민의당 내부에서 불거진 ‘바른정당과의 통합ㆍ연대론’을 놓고 당내 구성원들 뿐 아니라 다른 당들도 대선 이후 정계개편에 대한 시각과 셈법이 복잡하게 엇갈리고 있다.

앞서 주승용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바른정당과의 조속한 통합 추진을 주장하면서 촉발된 논의는 ‘포스트 대선’ 국면에서 정계개편 가능성으로까지 이어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에 대한 공감대가 이미 널리 퍼져 있는 상태다. 양당이 각기 중도를 지향하며 정체성에 큰 차이가 없는 데다 이번 대선에서 체감한 소수 정당의 한계를 외연 확대를 통해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당에 ‘구애’하고 있어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을 키우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옅은 일부 호남 지역구 초선 의원 등이 탈당 후 민주당 입당을 고민하고 있다는 설이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다.

더구나 이번 대선에서 ‘텃밭’인 호남 지역 득표에서 민주당에 크게 밀린 상황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원심력이 점점 더 강해질 것이란 관측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이 당내 구심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바른정당 통합론을 띄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당은 최근 조각에 착수한 문재인 정부가 연정 차원에서 야당 측 인사에 내각 참여를 제안할 것이란 설에 대해서도 ‘야당 흔들기’로 규정하며 차단에 나섰다.

당 대 당 통합에 이르기까지의 험난한 과정과 대북정책 등 정체성 차이를 염두에 둘 때 바른정당과의 합당은 개연성이 낮은 시나리오고 정책적 공조와 연대를 실질적 목표로 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이 아니라 공조, 연대만 하더라도 정국 주도권을 사실상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바른정당 통합론’을 곧 이뤄질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연결하는 시각도 있다. 임기를 며칠 남기지 않은 주승용 원내대표가 신임 원내대표 불출마를 선언한 직후 돌연 ‘바른정당 통합론’을 띄운 것은 비대위원장직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한편 민주당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ㆍ연대 논의 상황을 주시하면서 대응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민주당은 국민의당을 협치의 제1파트너로 여기고 있다. 국민의당이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분당사태로 탄생한 사실상의 ‘한 뿌리’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지난 10월 국회를 찾아 “뿌리는 같은 정당”이라면서 “더 특별한 협력을 바라마지 않는다”고 말하며 ‘동지적 관계’를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여당으로 자리 잡고 본격적으로 손을 내밀기도 전에 국민의당이 바른정당에 ‘러브콜’을 보내면서 민주당으로서도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새 정부의 국정 동력을 위해선 야당을 포섭해 적어도 입법 연대의 틀을 마련하는 게 필수인 상황에서, 정계개편의 주도권을 놓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를 둘러싸고 복잡한 기류가 감지된다.

일각에서는 호남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 구 여권인 바른정당과 손을 잡는 것을 지지자들이 용인하지 않으리라고 전망하면서 ‘무용론’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쪽에선 국민의당의 움직임을 조기에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민의당이 민주당과 파트너십을 갖고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앞서 우상호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퇴임 기자회견에서 “향후 어떤 시점과 방법이 동원될지 모르겠지만 통합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뿌리가 같은 정당이 만나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는 일단 국민의당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큰 선거 이후에 각 정당이 자기 정비에 들어간다”면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선거 전부터 후보 단일화 논의가 있었던 만큼 그 연장선에서 이야기하는 것인데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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