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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베니스비엔날레] 베니스에 부는 독일바람…독일관ㆍ독일작가 ‘황금사자상’
‘현대미술 베를린 주도’ 재확인

금사자상에 독일관ㆍ프란츠 에르하드 발터

은사자상엔 英작가 하산 칸





[헤럴드경제(베니스)=이한빛 기자] 제 57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제의 최고영예는 모두 독일에 돌아갔다. 국가관 황금사자상 수상에 이어 작가 황금사자상도 독일출신의 거장 프란츠 에르하드 발터(Franz Erhard Waltherㆍ78)에게 돌아갔다. 최근 현대미술의 흐름을 베를린이 주도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는 평가다.

발터는 20세기 후반 가장 급진적인 예술가로 꼽힌다. 그는 전통적 회화 방식을 거부하고 바느질을 활용한 작업을 선보였다. 천을 이어붙이는 작업을 통해 감성을 표현하는 그의 방식은 후대작가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조각이면서 행위예술, 개념미술이면서 동시에 몸을 활용하는 퍼포먼스로 과정을 보여주는 예술이기도 하다. 그는 몸의 활용으로 완성되는 독특한 조각장르를 완성하기도 했다.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월 포메이션(wall-fromation)’시리즈를 3점을 선보였다. 1983년과 1986년, 1975에 시작된 이 시리즈는 관객의 참여로 완성되는 작품이다. 벽에 설치된 천 속으로 들고 나는 과정 전체가 작품이건만, 정작 참여자는 작품의 완성을 볼 수 없는 아이러니를 담고있다.

국가관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독일관은 수잔느 페퍼(Susanne Pfeffer)가 큐레이팅하고 안네 임호프(Anne Imhof)가 참여작가로 ‘파우스트’를 선보였다. 괴테의 소설 ‘파우스트’와 동명의 작품인 파우스트는 5시간 길이의 프로덕션이자 퍼포먼스, 설치로 구성된 7개월짜리 시나리오다. 유리벽과 유리천장으로 둘러쌓인 방에서 임호프가 아이폰으로 보내는 메시지에 따라 배우들이 펼치는 퍼포먼스는 강렬하기 그지없다. 생닭을 맨손으로 뜯거나, 바닥을 혀로 핧으며 기어다니거나, 가짜 총탄이 든 총을 쏘는 등 기괴한 행동을 이어간다. 우리시대의 잔인함을 강력한 리얼리즘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투명한 유리 덕택에 모든 움직임이 한눈에 보이는 이 광경은 소셜미디어에 노출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그것과 맞닿아있다.

45세 이하 젊은 작가에게 주어지는 은사자상은 영국 작가인 하산 칸(Hassan Khanㆍ42)에게 돌아갔다. 칸은 이집트 언더그라운드 신을 담은 최초의 작가로 평가된다. 이번 비엔날레에는 2013년 작품인 ‘공공 공원을 위한 구성’이 출품됐다. 작가 특별상은 코소보 출신 작가 페트릿 할리라(Petrit Halilajㆍ31)와 미국 작가인 찰스 아틀라스(Charles Atlasㆍ68)이 수상했다. 할리라는 코소보 전통 직물을 활용해 만든 거대한 나방 작품(밤에 뜬 무지개를 볼 수 있나요)으로 망명, 전쟁에 대해 이야기하고 아틀라스는 뉴욕의 유명 여장남자인 레이디 버니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물을 선보였다. 국가관 특별상에는 브라질관이 선택됐다.

2017년 제 57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은 13일 공식 오픈하며, 11월 26일까지 6개월간 전시가 이어진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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