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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먼지 차단 화장품’ 효과 논란…식약처, 검증 착수
허위·과대광고 여부 등 조사

미세먼지가 한창이던 지난 주말, 서울 강남구의 한 화장품 매장. 주부 홍모(38) 씨는 고민하다 한 화장품을 골랐다. 미세먼지를 차단한다는 손 세정제와 클렌징 제품이었다. 아직 초등학교도 안간 딸을 키우고 있다는 홍 씨는 “요즘은 아이 때문에 어떤 제품이든 미세먼지 차단 기능 여부를 확인한다”고 했다. 하지만 해당 제품을 고른 이유를 묻자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미세먼지를 막아 준다고 했고, 유명 브랜드 제품이라 골랐을 뿐”이라고만 했다.

최근 피부에 유해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이를 차단하거나 씻어내 준다는 화장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업체들이 검증 없이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제품 신뢰도를 우려하거나, 홍 씨처럼 무턱대고 해당 제품을 고르는 경우가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이에 보건당국이 해당 제품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화장품업계 등에 따르면 식약처는 최근 ‘먼지 차단’ 등 미세먼지 관련 표현에 대해 실증 자료를 해당 업체 측에 요청해 검토 중이다. 화장품 허위ㆍ과대 광고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제품을 점검하고 실증에 필요한 사항을 갖추도록 해 소비자들이 오인할 수 있는 표시나 광고 등을 제한하려는 조치”라며 “표시ㆍ광고 모니터링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허위ㆍ과대 광고를 하면 ‘화장품법’에 따라 ‘해당 품목 광고업무정지’나 ‘해당 품목 판매업무정지’같은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

화장품 업계가 미세먼지와 관련해 내놓는 제품은 얼굴에 사용하는 클렌징, 스킨케어, 자외선 차단제부터 헤어케어, 보디 제품 등 다양하다. 단순히 미세먼지를 막아 주는 ‘안티 폴루션’, 혹은 씻어 주는 ‘딥 클렌징’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는 경우도 있지만,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실제 적용한 미세먼지 관련 기술을 언급하며 홍보하는 경우도 많다.

화장품업체 관계자는 “특정 기능의 제품은 개발 단계에서부터 여러 실험과 테스팅을 거쳐 그 효능을 검증하고 있다”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은 하지 않지만 효과가 있는지 자체적으로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친다”고 했다.

헤어 제품 브랜드들도 먼지 속 유해물 제거에 탁월해 황사, 미세먼지 등의 노폐물 제거가 가능하며, 먼지 노폐물로 유발된 비듬균이나 두피 냄새 제거에 도움을 준다고 광고하고 있다.

그러나 정확한 기준이나 규제가 없다 보니 과학적 근거 없이 ‘미세먼지 철벽 수비’, ‘미세먼지 철벽 방어’ 등 과장된 문구를 사용한 광고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업체들이 홍보하는 문구에 현혹돼 ‘미세먼지 차단’ 화장품만 믿고 미세먼지 관리에 소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소비자 스스로 철저히 관리해야 미세먼지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고 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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