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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르 넘나든 욕망의 스펙트럼파타피지컬리스트와의 만남
‘파타피지크’(pataphysique)란 말은 프랑스 소설가 알프레드 자리가 만들어낸 조어로 ‘전통적인 세계에서 벗어나 독창적인 상상력을 발휘하여 생각해낸 이상적인 세계관’이란 뜻을 담고 있다.

철학자 이광래는 여기에 경계나 장르를 넘나들며 모든 것을 융합하려는 욕망의 스펙트럼이라는 개념을 더해, 이런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정신현상을 ‘상호통섭주의’ 즉 ‘파타피지컬리즘’으로 부른다.

그에 따르면, 시대의 아이콘으로 하나의 현상을 만들어낸 작가들의 미술, 문학, 철학은 상상적 세계로까지 사유의 영역을 넓히며 융합과 컬래버레이션을 만들어냈다. 


일례로 단테가 죽을 때까지 17년간 집필한 장편서사시 ‘신곡’은 15세기부터 오늘날까지 많은 예술가들의 욕망의 대상으로 작용한다. 단테가 보여주고자 했던 사후의 세계 뿐 아니라 사랑의 승화를 이끈 베아트리체는 예술가들에게 뮤즈가 되어 신드롬으로 이어져왔다. 단테의 열렬한 추종자였던 시인 겸 화가인 로세티는 자신의 팜파탈이었던 연인을 모델로 ‘축복받은 베아트리체’를 비롯, 베아트리체에 대한 순애보를 사실인양 재현시켜 보이기도 했다. 가로지기의 유혹과 소유의 욕망이 이런 재생산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저자는 본다.

문학, 미술, 음악, 영화에서 가장 강력한 유혹적인 인물을 들자면 살로메를 꼽을 만하다. 오리엔탈리즘의 19세기 신드롬, 오스카와일드의 희곡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무성영화 ‘살로메’로까지 유혹의 이미지는 재생산돼왔다.

저자는 오비디우스, 그리스 로마 신화 라오콘부터 졸라와 르누아르, 말라르메와 고갱, 푸코, 피카소, 마티스 독일 다리파, 롤랑 바르트까지 그들의 긴밀한 상호교류를 통해 작가와 미술작품을 새롭게 보여준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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