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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완성차, 넛크래킹에 빠지다
현대차 ‘신차 전략’에 치이고
수입차 ‘고급 수요’에 쫓기고
일부 완성차 ‘넛크래킹’ 심화

한국지엠 등 두자릿수 판매하락
쌍용차 내수판매 전년비 8.6%↓
내수시장 고전 당분간 지속될듯

국내 자동차 시장을 놓고 1위 업체인 현대자동차의 신차 전략과 수입차들의 고급 수요 속에서 일부 완성차 업체들이 넛크래킹(nutcracking) 상황으로 몰리고 있어 주목된다. 넛크래킹이란 호두 까는 기구(넛 크래커)에 끼인 호두처럼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을 비유하는 말이다.

지난 4월 국내 완성차와 수입차 업체들의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일부 완성차 업체들의 넛크래킹 모습이 갈수록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먼저 넛크래커의 한쪽 면을 담당하고 있는 곳은 현대자동차다. 잇따른 신차 출시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내수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해외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은 까닭에 더욱 내수 시장에 전력하는 분위기다.

4월 현대차의 내수 판매량은 6만361대로 전년 동월 대비 1.5%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말 새롭게 출시된 그랜저가 5개월 연속 1만대 판매를 돌파했고, 부분변경 모델인 ‘쏘나타 뉴라이즈’ 역시 9127대 팔리며 판매를 이끌었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해외 자동차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3.9%나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소형 SUV모델인 코나와 제네시스 G70 등 경쟁력 있는 신차를 출시해 국내 판매 호조세를 이어가겠다는 생각이다.

넛크래커의 다른 한쪽 면은 수입차들이 담당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4월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2만51대로 전년 동월 대비 12.4%나 증가했다. 올해 누적 기준으로는 7만3844대로 전년보다 1.6% 증가한 셈이다.

2개월 연속 판매 감소세를 보인 완성차와 달리 지속적인 증가하고 있는 수입차 판매 추이는 내수 절벽 속에서도 고급차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KAIDA 윤대성 부회장은 “4월 수입차 시장은 일부 브랜드의 물량부족 등으로 인해 전월 대비 감소했으나, 전반적인 회복세에 힘입어 전년 동월대비는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신차 전략을 바탕한 현대차의 대대적인 판매 확대와 고급차 수요를 바탕한 수입차들의 지속적인 호조 속에서 갈수록 설 자리가 줄어드는 곳은 한국지엠 등 이들 사이에 끼인 완성차 업체들이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내수 판매가 1만1751대에 그치며 전년 동월대비 15.9%나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2개월 연속 두자릿수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이는 볼륨 모델인 스파크의 판매량이 크게 줄어든데다 신형 모델의 판매 증가가 기대에 못미친 영향으로 파악된다.

기아차 역시 주력 모델 노후화 속에 4월 내수 판매가 10.3%나 줄어들었으며, 쌍용자동차도 내수 판매가 8346대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8.6%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르노삼성자동차는 강화된 영업력을 바탕으로 넛크래킹 상황을 극복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르노삼성차의 내수 판매는 8702대에 이르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의 증가한 수준으로 두자릿수 감소세를 보인 다른 완성차 업체와는 다른 분위기다. 연초부터 공격적인 판매 사원을 확대하며 인기 차종인 QM6의 지속적인 판매와 QM3의 판매 증가를 이뤄낸 것으로 판단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글로벌 판매 여건이 좋지 못한 현대차의 국내 시장 공략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제한된 내수 시장에서 현대차와 수입차 사이에 끼인 완성차 업체들의 고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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