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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광장-이재출 무역협회 전무] “한국경제 재도약의 해법은 기업에 있다”
기업가 정신이 활발해야 경제가 발전한다는 것은 시장경제에서 상식적인 것이다. 우리 무역협회는 매년 기업가 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는데 금년에는 국내외 석학들을 초청하여 글로벌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부가가치 창출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한국경제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기업과 정부의 역할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경제학에서는 효율적인 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기술변화의 방향과 속도, 융합의 범위가 우리의 예측을 뛰어넘는 4차 산업혁명의 시기에는 더 이상 혁신 없는 효율성만으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불확실성 하에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이를 현실화시키는 기업가 정신이 기업과 국가의 성장 동력으로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이다.

하지만 최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정부의 정책대응은 아쉽기만 하다. 새롭게 부각된 산업을 따라잡는 데에만 중점을 두는 산업정책 프레임에 머물고 있다. 혁신기업을 육성한다는 명분으로 이루어지는 각종 지원 정책도 문제이다. 정부의 지원이 커질수록 기업 스스로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는데 고민하지 않고, 정부 지원에 대한 의존이 커져 오히려 기업의 혁신을 가로막는다. 중소기업을 졸업하면 그동안 받아왔던 정책적인 지원이 사라지기 때문에 이들이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한다는 ‘피터팬 증후군’은 오래전부터 지적되고 있는 바이다.

기업가 정신이 국가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정부 정책 프레임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한국의 경제 성장은 ‘더 좋은’제품을 만들기 위한 과정 위에 이루어졌다. 목표가 명확했기 때문에 정부가 선도적으로 이를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기업 정책과 산업 정책을 펼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더 좋은’제품이 아닌 ‘새로운’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경제성장이 이루어질 것이다. ‘새로운’제품이 어떤 산업에서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정부는 특정 영역에 집중하여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기 어렵다. 정부가‘새로운’제품을 만드는 경제성장 과정을 주도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새로운’제품을 통한 경제성장은 이제 전적으로 기업의 혁신에 달려있게 된 것이다. 정부는 이런 한계를 명확히 이해하고 산업과 기업을 선도하고 직접 지원하는 역할이 아니라, 기업이 스스로 혁신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현하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 무역협회는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경제 시스템으로 “기업가형 국가(Entrepreneurial State)”를 주창하고 있다. 기업가형 국가는 기업가와 기업이 경제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중심이 되어 최종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으로, 국가의 경쟁력이 기업의 경쟁력으로 자연스럽게 선순환 되는 경제시스템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기업이 유연하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시장경제 체제를 재정비하고, 기업과 기업가는 기업가 정신을 발현하여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이루어 내는데 앞장서야 한다.

기업가형 국가로 전환하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기업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다. 기업과 기업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이들의 혁신의지를 떨어뜨리고 있다.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를 남발하여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도 장애가 되고 있다.

9일 19대 대통령이 선출된다. 그리고 곧바로 새 정부가 일을 시작해야 한다. 새로운 정부는 한국경제 재도약의 유일한 해법이 누구의 도움 없이도 새로운 혁신을 이루어 내는 기업가 정신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우리 사회 전체가 기업가의 혁신의지를 북돋고 응원하게 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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