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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각선으로 넣던 골프백 이제는 가로로…친환경차 트렁크 넓히기 경쟁
-배터리 때문에 부족한 적재공간 단점

-아이오닉 보조배터리 통합해 13ℓ 넓혀

-FE 수소콘셉트카 저장탱크 방식 교체

-프리우스 플랫폼 전면 개선해 56ℓ 추가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유지비 생각해서 i3와 같은 전기차나 구형 프리우스에 관심을 두고 있었는데 유모차 한 대와 장바구니까지 고려하니 트렁크가 꽉찰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당시 폴크스바겐 골프를 선택했어요.”

경기도권에 거주하며 서울로 출퇴근 하는 워킹맘 A 씨의 전언이다. A 씨는 연비가 좋은 모델을 찾던 중 처음에 친환경차 위주로 봤는데 전시장에서 트렁크를 열어보고 예상보다 좁아보여서 구매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대신 A씨는 디젤 모델 중 가격대와 연비 모두 충족한 골프로 마음을 바꿨다.

친환경차는 전기 에너지를 제공하는 배터리가 차체 공간 일정 부분을 차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재공간이 비좁다는 단점이 따랐다.

친환경차가 가장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배출가스 감소, 유지비 절약이라 실용성이 강조되는 SUV처럼 널찍한 트렁크를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최근 출시된 친환경차들은 기존 모델보다 트렁크 공간을 넓히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친환경차 비중이 점점 커지면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각 완성차 업체들이 기존 친환경차의 단점을 극복해가는 한 단면으로 풀이된다. 
<사진>대각선으로 넣어야 했던 골프백이 2017아이오닉 하이브리드 트렁크에 가로로 실린 모습

현대차는 ‘2017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면서 기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트렁크에 탑재됐던 12V 보조배터리를 고전압 리튬 이온 배터리에 통합시켰다. 이로 인해 2017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이전 모델에서 보조배터리가 차지했던 구석 공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적재공간 측면에서 가장 달라진 점은 이전에는 큰 짐을 트렁크에 넣을 때 대각선으로 실었어야 했는데 지금은 가로로 넣어도 충분해졌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기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에는 골프백을 사선으로 넣었다면 이제는 가로로 넣는 것이 가능해졌다.

실제 트렁크 공간도 유럽식(VDA) 측정 기준으로 13ℓ 더 늘어났다. 이와 함께 보조배터리를 통합하면서 보조배터리를 교체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졌고, 배터리 방전 시에도 재시동이 가능해졌다. 
<사진>2017아이오닉 하이브리드에서 보조배터리가 통합되며 구석 공간이 확보된 모습

현대차가 2017 제네바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인 FE 수소전기차 콘셉트에도 트렁크 용량을 확대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기존 투싼 수소전기차에는 2개의 수소저장탱크가 적용됐다. 도요타의 수소차 미라이 등 경쟁사들도 모두 2 탱크 구조를 적용 중이다.

2탱크 구조 상 서로 다른 2개의 탱크(103ℓ와 37ℓ) 중 뒤쪽에 큰 탱크가 배치돼 트렁크 공간 일부가 축소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와 달리 이번에 선보인 FE 수소전기차 콘셉트는 동일한 크기의 수소저장탱크 3개를 차량 하단부에 적용해 수소저장탱크가 트렁크 공간을 간섭하지 않도록 설계됐다. 이 같은 특징에 이번 콘셉트카는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도요타의 4세대 프리우스도 획기적으로 트렁크 공간을 넓힌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4세대 프리우스는 패키징에서 골격구조에 이르기까지 전면적으로 탈바꿈된 도요타 신형 플랫폼 TNGA의 1호차다.

드라이빙과 승차감의 균형을 잡는 데 주력한 결과 파워트레인 탑재 높이를 10㎜ 낮추는 것 동시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러기지룸(짐칸) 밑에서 뒷좌석으로 이동하는 등의 개량에 의해 무게중심이 약 20㎜ 내려갔다. 
<사진>전체 구조가 변경된 TNGA 플랫폼을 거쳐 4세대 프리우스 트렁크가 56ℓ 넓어지기까지의 과정

전장이 60㎜ 늘면서 늘어난 리어 오버행(차량 후면부터 뒷바퀴 축까지 거리) 추가 35㎜는 짐칸 바닥 길이를 확보하는 데 충당됐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배터리까지 소형화되면서 트렁크 면이 낮고 길어졌다. 이 효과로 트렁크 용량은 3세대에 비해 56ℓ 증가한 502ℓ로 넓어졌다. 그 결과 골프백(9.5인치x46인치)이 4개 들어갈 정도의 공간이 확보됐다.

최근 선보인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프리우스 프라임의 경우 배터리가 트렁크에 들어가 적재공간이 360ℓ인 점을 감안하면 4세대 프리우스의 구조 변경 효과가 더욱 뚜렷해진다.

쉐보레 볼트 EV는 2열 시트를 접었을 때 눈에 띄게 늘어나는 적재공간이 특징이다. 2열 시트를 세웠을 때 적재공간은 약 478ℓ이지만 접으면 최대 1602ℓ까지 늘어난다. BMW i3가 2열 시트를 접었을 때 1100ℓ인 것과 비교하면 500ℓ 더 넓다. 
<사진>볼트 EV 트렁크에 짐을 실은 모습. 2열 시트를 접었을 때 1602ℓ까지 늘어난다


나아가 같은 브랜드의 트랙스가 기본 529ℓ로 볼트 EV보다 넓지만 2열 시트를 접었을 때 1370ℓ에 그쳐 볼트 EV가 획기적으로 추가 적재공간을 확보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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