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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선수단 열정과 헌신적 후원이 일궈낸 ‘꿈의 무대’ 진출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꿈의 무대로 불리는 월드챔피언십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쾌거를 일궜다. 한국 대표팀은 우크라이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대회(2부 리그)에서 상위 2개 팀에 주어지는 톱 디비전(1부리그)에 나갈 수 있는 티켓을 따낸 것이다. 축구로 치면 사상 첫 월드컵 진출 이상의 성과로 평가할 만하다. 한국 동계 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을 장하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한국 아이스하키팀의 톱 디비전 진출은 거의 기적이다. 우리 아이스하키의 토양은 명맥 유지도 힘들만큼 척박하다. 고교팀6개, 대학팀 5개, 실업팀 3개에 등록선수가 233명에 불과하다. 한국(21위)과 세계 랭킹이 비슷한 우크라이나(22위)만 해도 등록 선수가 2182명에 이른다. 일본팀들은 한국과의 실력 차가 크다며 교류전조차 꺼려했을 정도다. 이런 여건에선 디비전1만 유지해도 사실 대단한 한 성적이다. 그러나 단 2년만에 이를 넘어 세계 톱 그룹에 합류했다. 세계 아이스하키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다. 이런 내용은 세계아이스하키연맹 홈페이지에 대대적으로 소개됐다. 한국 대표팀이 세계 아이스하키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것이다.

한국 아이스하키를 꿈의 무대에 올려놓은 것은 물론 선수들의 땀과 열정이 빚어낸 결과다. 하지만 그 뒤에서 물심양면 헌신한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가운데 백지선 대표팀 감독과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두 사람의 역할을 빼놓고는 오늘의 결과를 논하기 어려울 것이다. 백 감독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경험에 더한 과학적 훈련과 지도력으로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한국형 아이스하키’를 완성했다. 정 회장은 한국 아이스하키의 대부이자 든든한 후원자다. 비인기 종목이지만 25년간 묵묵히 척박한 토양에 물을 주고 싹을 키워냈다. 1998년 회사가 경영상 엄청난 위기를 겪는 숱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아이스하키 지원만은 멈추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나는 그저 판을 깔아준 것일 뿐”이라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한국 아이스하키의 다음 목표는 평창 동계올림픽이다. 홈그라운드의 잇점을 더해 어떤 기적을 다시 연출해낼지 기대가 크다. 내년 5월 세계 최강 미국 러시아 등이 참가하는 덴마크 월드챔피언십 대회에서 살아남는 것도 과제다. 모두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못할 것도 없다. 문제는 국민적 관심과 성원이다. 이것만 따라 준다면 제2, 제3의 백지선 팀이 명맥을 이을 것이고 기적은 얼마든지 계속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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