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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DC 2017 결산]4차 산업혁명 이끌 '게임 지식 공유의 장' 활짝


- 탈주제 통한 다양성으로 미래 대응책 논의
- 2만여명 개발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 '각광'


국내 게임업계 최대의 축제가 따스한 봄날과 함께 펼쳐졌다.
넥슨은 4월 25일부터 27일까지 경기도 성남 판교사옥 일대에서 '2017 넥슨개발자콘퍼런스(이하 NDC 2017)'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4차 산업혁명으로 한 걸음 다가온 게임산업 제2의 전환점을 준비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넥슨은 이번 행사부터 슬로건을 없애고, 국내 게임업계가 당면한 과제들에 대해 폭넓게 고민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기존의 패러다임을 허물고, 앞으로 다가올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번 행사에서는 아티스트 개인전 등 다양한 시도들이 행해지기 시작했다.
이에 발맞춰 이번 행사는 이전 행사들과 비교해 더욱 넓어진 외연을 자랑했다. 이전까지 다뤄지지 않았던 주제와 최신 기술 등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것들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NDC 2017은 더욱 풍성해진 모습으로 게임업계 전체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2007년 사내 행사로 시작된 NDC는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옛 말처럼, NDC 역시 다양한 변화를 통해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로 발전해왔다. 이번 NDC 2017은 총 121개 세션으로 진행됐으며, 외부 발표자 66명, 해외연사 13명 등 넥슨컴퍼니 소속인원 외 발표자 세션이 다수를 이뤘다. 행사가 진행된 3일동안 총 참관객 수는 19,00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창조를 위한 파괴
사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산업의 트렌드 속에서 '온고지신'은 이미 옛 말이 된 지 오래다. 최근 몇 년간 전체 산업군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Make, Break, Make'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해 옛 것을 과감히 파괴한다는 것이다.
넥슨 역시 NDC 행사의 10년차를 맞이하며 기존의 형식을 부수기 시작했다. 이번 NDC 2017부터 행사 슬로건을 설정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간 NDC 행사의 슬로건은 넥슨이 국내 게임업계에 던지는 화두로 인식됐다. 당시 상황에서 게임업계가 당면한 과제들을 함께 고민하자는 메시지가 담긴 것이었다.
현장에서 넥슨 오웬 마호니 대표는 올해 슬로건을 선정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게임산업의 확장'을 들었다. 게임산업은 최근 혁신을 통해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오버워치'와 '포켓몬GO'가 대표적인 작품이라는 그의 설명이다.
   

   

또한 넥슨 측은 "올해부터 모든 슬로건은 참관객과 강연자의 몫"이라며 "탈(脫) 주제화를 통해 경계 없이 더욱 다채로운 강연을 준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행사에서 공유되는 지식의 폭을 무제한 확장함으로써, 참관객들이 보다 능동적으로 게임업계의 당면 과제들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도록 하겠다는 취지인 셈이다. 동시에 기존의 패러다임을 깨고 보다 폭넓은 주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며 미래 시장에 대응하자는 넥슨 측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미래에 대한 고민
넥슨은 게임업계 전체가 고민해야 할 주제들을 이번 행사의 세션 속에 가득 담았다. 먼저, 기조연설을 맡았던 넥슨 이은석 디렉터는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게임 개발'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점점 고도화되는 인공지능의 대두로 인간의 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을 전제로 미래 게임시장의 예상되는 변화와 업계인들이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해 강연했다. 이번 행사에 강연자로 나선 슈퍼셀의 티무르 하우실라는 자사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소규모의 독립적 개발조직과 개별적 팀 문화를 소개했다.
최근 모바일게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IㆍP(지식재산권)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코에이테크모게임즈 에치고야 카즈히로 PD는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30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코에이테크모게임즈의 IㆍP 창조와 전개 방식을 공유했다. 특히 그는 성공적인 IㆍP사업 전개의 조건으로 독창적인 캐릭터와 고유한 시스템, 타 IㆍP와의 콜라보를 들어 청중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외에도 넥슨 콘텐츠사업팀 조정현 팀장은 IㆍP사업의 프레임을 전환시킨 넥슨 '네코제'에 대해 발표했다.
   

   

특히, 미래 산업의 핵심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가상현실(VR)에 대한 강연이 배치돼 참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에픽게임스 신광섭 차장은 자사의 VR게임 '로보리콜'을 개발하며 중점적으로 고려했던 요소들을 공유했다. 특히 VR 환경에서 구현된 '로보리콜'의 높은 그래픽 효과와 게임 플레이, 기술적 개선점과 최적화 방안 등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아트 분야에서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이학성 아티스트의 강연이 화제를 모았다. '오버워치' 영웅들의 개발 과정을 예시로 테크니컬 아티스트의 역할을 소개한 이 세션에는 참관객들이 구름같이 몰려 통행로를 가득 채우기도 했다. 사업 부문에서는 넥슨 홍보실 조금래 PD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활용한 넥슨의 홍보 방식 소개 강연이 주목을 받았다. 사운드 분야에서도 'DJMAX', '테일즈위버' 등의 게임 OST를 담당한 에스티메이트 박진배(ESTi) 대표, 넥슨의 음악 전문 레이블 '네코드'를 운영해온 넥슨 사운드팀 김달우 팀장의 세션이 진행됐다.

이어지는 실험과 도전
넥슨의 실험적 시도는 비단 강연에서만 끝나지 않았다. 먼저 현장에 에픽게임스의 신작 VR게임 '로보리콜'의 시연 공간을 마련했다. 이 타이틀은 에픽게임스의 대표 타이틀로, 현재 가장 각광받고 있는 VR게임 중 하나다. 단순 체험공간이 아닌 타사의 타이틀을 정식으로 전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VR 분야에 대한 넥슨의 관심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아트 분야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시작됐다. 넥슨 이근우 아티스트의 개인전이 개최된 것이다. 이는 NDC 역사상 최초의 개인전으로, '데스티니 차일드' 이후 아트 분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국내 게임업계의 현재 모습을 반영한 것이다. 이근우 아티스트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제2의 김형태'가 탄생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NDC 2017은 기존의 정의들을 허물고 새로운 주제들을 다루기 시작, 국내 게임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보다 능동적으로 고민하는 장으로 변화했다. 또한 다양한 분야에 걸친 실험적 시도들을 통해 게임이 가진 종합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요소를 부각시켰다. 이에 대해 오웬 마호니 대표는 "새로운 실험은 조롱받을 확률이 높고 실패할 가능성 역시 높지만, 실패할 확률이 20%가 되지 않는다면 도전을 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미래를 향한 넥슨의 실험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은 한 가지가 있다. 업계 전체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해 국내 게임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NDC 행사의 본질이 그것이다.
오웬 마호니 대표는 "NDC는 최고의 개발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도록 해 힘을 실어주기 위한 포럼"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NDC가 국내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축제로 정착, 대한민국 게임 '제2의 전성기'를 이끌어가길 기원해본다.  

   
변동휘 기자 ga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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