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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중미술, 단색화 열풍 이어 받을까
- 예술경영지원센터, ‘단색화 그리고 그 이후’ 세미나
- “해외 컬렉터, 단색화 이후 민중미술에 관심 가질만”
- 제도 및 지원 연속성ㆍ제도기관 관료화 해결 급선무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단색화 열풍을 이어받을 수 있는 한국미술 콘텐츠는 ‘민중미술’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7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김선영)가 주관한 한국미술의 해외진출 전략 세미나 ‘단색화, 그리고 그 이후’에서 토론자로 나선 변홍철 그레이월 대표는 “해외 컬렉터들의 입장에서 보면 단색화 이후 민중미술로 대표되는 한국 리얼리즘이 경쟁력있다”며 “개인보다는 미술관이나 재단 등 기관에서 관심을 가질만 하다”고 말했다. 

2016년 아트바젤 홍콩에서 단색화는 세계 미술시장의 각광을 받았다. 사진은 뉴욕, 런던, 제노바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도미니크레비(Dominique Levy)갤러리 부스를 방문한 관람객들이 이우환 작가의 ‘선으로부터(1979)’를 유심히 보고있는 모습. 도미니크레비갤러리는 이우환을 비롯해 박서보, 정상화 작가의 1970~1980년대 작품을 걸었다. [사진=헤럴드경제DB]

변홍철 대표는 기획자, 아트딜러, 아트컨설턴트 등 미술시장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2017 아트부산 아트 디렉터다. 그는 민중미술이 단색화 이후 대안으로 거론될 수 있다는 근거로 “한국을 방문하는 컬렉터들이 가장 관심있어 하고 방문하고 싶어하는 곳은 DMZ(비무장지대)와 JSA(공동경비구역)”라며 “분단상황이 현대 한국의 가장 큰 특징이듯, 이것을 현대미술의 맥락과 접목시켜 볼 수 있는 지점이 바로 리얼리즘으로, 민중미술”이라는 점을 들었다. 그는 또 “민중미술은 일정수준 이상의 수량이 존재하고, 가나ㆍ아라리오ㆍ학고재ㆍ국제갤러리 등 메이저 화랑에서 작가를 관리하는 등 시장 형성의 충분조건을 갖췄다”고 덧붙였다.

198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대두한 민중미술은 민주화운동과 흐름을 함께한 사회변혁적 성격을 띈다. 역사와 현실에 대한 작가들의 비판적 인식을 바탕으로 사실적 묘사, 콜라주, 사진, 전통미술도상의 차용이 그 특징이다. 시민운동ㆍ노동운동과 궤를 같이하는 만큼 심미적이라기보다 직접적이고 선동성도 강해, 역사적 평가와는 별개로 시장에서 각광받지는 못했다.

변 대표는 “장식과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컬렉터의 관점에서 보면 민중미술은 어렵기도 하고 무섭기도하다. 하지만 미술관에서의 민중미술은 그 역할이 다르다”며 “한국 현대사의 예술적 산물로, 미술관을 필두로 개인 컬렉터까지 관심을 가질만 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단색화 이후 대안적 콘텐츠 외, 한국미술의 해외진출을 위한 다양한 제언이 나왔다. 토론자 다수의 의견은 ‘제도 및 지원의 연속성 필요’와 ‘제도기관의 관료화’로 집중됐다. 2~3년 임기로 임용이 경신되서는 장기 계획을 세우기 어렵고 이것이 결국 한국미술 해외진출의 역량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으로 나타난다는 지적이다.

토론에는 심상용(동덕여대 교수), 김찬동(전 경기문화재단 뮤지엄 본부장), 안미희(한국 국제교류재단 사업부장), 유진상(계원대 교수), 윤진섭(전 국제미술평론협회 부회장), 임근혜(서울시립미술관 전시과장), 변홍철(그레이월 대표), 신보슬(토탈미술관 큐레이터), 정연두(작가), 정현(인하대 교수), 장승연(아트인컬쳐 편집장), 박만우(플랫폼L 관장) 등 총 12명의 미술계 전문가가 참여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이번 세미나를 시작으로 다음달에는 홍콩 아시아소사이어티에서 단색화 등 한국 현대미술을 일본, 중국미술과 비교하며 아시아 미술의 맥락 속에서 한국미술을 재조명하겠다는 계획이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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