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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부는 M&A 바람…국적 선사 ‘조마조마’
홍콩·中 선사간 합종연횡 說
“내실 다지고 외연 확장해야”

지난해 글로벌 해운업계를 뒤흔든 대형 선사들 간 합종연횡이 올해도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과 SM상선 등 국내 컨테이너 선사들이 다시금 시장 불확실성이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27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해운업계에선 세계 8위 선사인 대만 양밍해운의 인수합병(M&A)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양밍은 지난 2년여간 6억5000만 달러 이상의 손실을 보며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다. 이에 지난해 11월 대만 정부에 구제금융을 요청했고, 올 3월에 발표한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지분 53.27%를 감자하는 한편 제3자 배정증자를 실지할 예정이다. 주식 거래도 다음달 4일까지 정지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밍이 지난 2월 파산한 한진해운에 이어 두 번째로 파산하는 대형선사가 될지도 모른다”며 “대만 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께 176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선 양밍이 대만의 또 다른 선사인 세계 5위 에버그린과의 M&A를 통한 구조조정을 진행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M&A설에 휩싸인 건 양밍 뿐만이 아니다. 홍콩 OOCL과 중국 COSCO의 M&A 설도 지난 해부터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다. 중국 COSCO가 OOCL의 우수한 영업조직, 비용절감 능력, 운영 효율성, 선령이 낮은 선박들로 구성된 선대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외신은 OOCL이 M&A와 관련한 공식 입장은 밝히지 않았지만, 이미 두 회사가 M&A 협상을 추진 중이며 성사 시 인수 금액이 약 4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전형진 KMI 센터장은 “이들 선사들간 합병이 마무리되면 사실상 세계 정기선 시장에서의 M&A 열풍이 막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M&A로 인해 글로벌 컨테이너선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이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국내 선사들이 또 다른 위기를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현대상선은 물론 최근 출범한 SM상선은 빠르게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 알파라이너는 특히 “SM상선의 선복량이 4월 말에는 4만 TEU를 넘게 될 것”이라며 컨테이너 해운업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상선회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세계 해운시장이 초대형 선사 위주로 재편되면 중소형 선사들이 설 자리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 M&A 열풍이 국내 선사들에 호재로 작용할 리 없으니 안심은 이르다.

이에 대해 전 센터장은 “현재로선 국적 선사들이 내실을 키우고 점차 외연을 확장하는 전략으로 나가는 것 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며 “국적 화주와의 협력관계를 강화해 화물집화능력을 키우고 신뢰를 회복한 뒤 영업력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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