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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최정호 국토교통부 2차관] 자율주행차 ‘분노의 질주’를 막으려면?
“장담하건데 누구도 이건 준비 못하지”

최근 개봉한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에 나오는 대사 일부이다. 극중 악당인 사이퍼(샤를리즈 테론 역)의 짧은 한 마디와 함께 뉴욕 시내의 자동차들이 마치 꼭두각시처럼 그녀가 조종하는 대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주차되어 있던 차가 움직이기도 하고, 운전자가 탄 채 신호를 기다리고 있던 차가 제멋대로 출발하기도 한다.

사이퍼가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타고 있는 차량을 공격해 핵미사일 발사기를 빼앗기 위해 주변에 있던 자동차들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해킹한 것이다.

도로에서 쾅쾅 부딪히는 것은 예사이고 건물 고층마다 주차되어 있던 자동차들이 비처럼 쏟아져 내린다. 수십 대에 달하는 한 무더기의 차들이 동시에 코너를 돌아 달려오는 모습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좀비 타임’이 시작된 것이다.

이제 곧 도래할 자율주행차 시대에 이와 비슷한 일이 현실에서는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다. 자율주행차의 안전을 위해 세계가 많은 연구와 투자를 하는 이유다.

지난해 테슬라의 자동차가 해킹당하는 일이 있었다. 주행 중인 자동차가 급제동되는가 하면 차선 변경 시 사이드미러가 접히거나 트렁크가 열리기도 했다. 주차모드에 있는 차량의 문도 열리고, 탑재된 인터넷 브라우저의 터치스크린도 무용지물이 됐다.

그러나 이 사건은 자율주행차가 악의적인 해킹 공격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중국의 한 보안연구소에서 한 실험이었다.

해킹 위협 이외에도 GPS 전파교란(jamming)과 같은 문제도 발생 할 수 있다. GPS 교란 장치가 작동되면 이와 결합해서 사용되는 관성항법장치에 까지 문제를 일으켜 주행 방향이나 속도를 제어할 수 없게 될 것이다. 한 두 대의 차량이 아닌 주변에 있는 자율주행자동차 모두가 말이다. 그런데 이 GPS 교란이란 말은 우리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다. 북한이 GPS 전파 교란 공격을 수차례 감행한 바 있고 하물며 시중에 전파 교란 장비가 불법으로 유통된 사례도 있다.

자율주행차의 소프트웨어는 인터넷을 통해 수시로 정보 교환과 업데이트를 진행될 것이다. 차량과 차량 간의 통신, 차량과 인프라와의 통신, 차량 내부통신 등 끊임없는 상호작용 속에 제3자의 개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율주행차가 외부의 간섭이나 해킹 위험 없이 안전하게 운행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자율주행차는 기술 개발이 상당히 진척된 상태로 미국이나 유럽, 싱가포르 등 많은 나라에서 시험운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도로주행 시험 운행 중으로 머지않아 실생활에서 자율주행차를 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국산업연구원은 2020년경 우리나라에 자율주행차가 시판되기 시작해 2035년까지 총 2000만 대 이상이 판매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자율주행차가 해킹 위협, 고장 등에도 안전하도록 연구개발(R&D)을 추진하고 있다.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과감한 투자로 테러나 범죄 이용 위협에서 벗어나 더 안전하고 편안함을 갖춘 자율주행자동차가 탄생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사이퍼는 “누구도 준비 하지 못한다”고 말했지만 우리는 준비할 것이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국민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안전하게 변화시키고, 대한민국도 이 부문 선도국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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