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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롯데제과 지주 전환…다급해진 신동빈
건설·금융·화학은 ‘영향권 밖’
금융계열사 경영권 유지도 숙제
현재 진행 중인 재판 최대변수


롯데제과 중심의 지주사가 곧 탄생할 예정이다.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4사를 인적분할하고 각사 투자사업부문을 신설되는 롯데제과홀딩스와 합병한다. 분할 이후 신동빈 회장 등 총수 일가와 계열사들은 신설 4개 사업회사에 대한 지분을 각 투자회사에 현물출자하고, 그 대가로 투자회사의 신주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대기업들이 신규 자금 투입 없이 총수 지배력을 높이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그런데 지주전환이 롯데그룹 전체는 아직 아니다. 일본롯데홀딩스가 절대적인 지배력을 가진 호텔롯데가 롯데알미늄(지분율 25.04%), 롯데건설(41.42%), 롯데상사(34.64%), 롯데물산(31.13%)의 최대주주다. 특히 그룹 시총 1위인 롯데케미칼은 롯데물산과 호텔롯데가 각각 31.27%, 12.68% 지분을 가진 1,2대 주주다. 호텔 부문은 물론 건설과 금융, 화학 부문은 이번 지주 전환 작업 밖에 있다.

이번 작업은 ‘형제의 난’ 여파와 호텔롯데 상장 차질, 비자금 의혹 및 최순실 사태 등으로 다급해진 신 회장이 ’응급처치‘로 볼 수 있다. 신 회장의 지상과제는 일본주주로부터의 ’광복‘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경영권을 잃으면서 일본롯데홀딩스의 통제권이 일본인 임직원들에게 돌아갔고, 이들이 호텔롯데를 고리로 한국 롯데를 지배하는 구조가 됐다. 현재로선 그룹의 최대주주는 신 회장이 아니라 일본롯데홀딩스 일본인 임직원들인 셈이다. 호텔롯데 상장은 신 회장이 일본주주 들의 영향력을 줄이는 동시에 자신의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수’가 차질을 빚자 신 회장으로서는 현재 실질지배력을 가진 제과, 쇼핑, 음료, 푸드 등 4사를 하나로 묶을 수 밖에 없었다. 진행 중인 재판에서 만에 하나 실형을 받을 경우 그룹 경영권이 통째로 일본에 넘어가거나,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 측에 반격의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의 다음 행보는 호텔롯데 상장이다. 상장 후 이 회사를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나누고, 지주사와 롯데제과지주(가칭)를 합병하는 수순이 예상된다. 상장 과정에서의 관전포인트는 일본롯데홀딩스가 구주매출을 얼마나 하느냐다. 구주매출이 많을 수록 신 회장에겐 유리하다.


또다른 관전포인트는 금융 부문이다. 현행법상 비금융지주회사는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 현재 비금융 주주사들은 지분을 다 팔아야 하고, 경영권을 유지하려면 신 회장 등 개인특수관계인이 금융계열사 최대주주가 돼야 한다. 롯데손보 시총은 3600여억원, 비상장사인 롯데카드 순자산 가치는 2조원 가량이다. 적게는 수 천억원, 많게는 조 단위의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 상장사인 롯데손보가 금융계열사 지분을 인수하게 해 보험지주사를 만드는 방법이 비용효율은 가장 높다. 다만 신 회장이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서 실형을 받을 경우 보험업법 상 대주주 자격을 가질 수 없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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