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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문’ ‘심→안’은 ‘천적’, ‘유-심’은 ‘밀당’…TV토론 관계도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대선 후보 TV토론이 회를 거듭할수록 후보 사이에 특정 상대에 따라 유불리와 강약점이 달라지는 ‘천적’과 ‘밀당’(밀고 당기기) 등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토론 판세가 좌우되는 양상이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는 지난 25일 JTBC로 생중계된 제 4차 TV토론에서도 드러났다. 전반적으로는 지지율에서 약세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선두권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 집중적인 공격을 퍼붓고 있지만, 각자의 전략과 구도에 따른 수위와 관계 조절이 뚜렷하다.

일단 가장 주목되는 것은 문 후보의 ‘저격수’로 떠오른 홍 후보다. 홍 후보는 유 후보에게 이미 1차 때부터 “문 후보가 주적”이라고 했을 정도로 대결구도를 명확히 했다. 대북안보관 문제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의혹을 반복적으로 제기했다. 특히 ‘유일 우파 후보’를 자처하는 홍 후보의 질문은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시절 논란이 된 사건을 꺼내 결국은 ‘사상 검증’으로 유도되는 경우가 많다. 질문은 단순하지만 간단하게 답해서는 자칫 오해를 사기 쉬운 경우가 많다. 문 후보가 지난 2차와 4차 토론에서 고전한 이유가 됐다. 2차 때는 홍 후보가 문 후보에게 국가보안법, 4차 때는 동성애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2차 토론 이후 대북안보관이 쟁점이 됐고, 4차 토론 이후 26일까지 성소수자 인권 단체 및 진보성향 유권자층에서 문 후보의 동성애 발언이 논란이 됐다.

안 후보의 ‘천적’은 심 후보였다. 특히 4차 토론에서는 안 후보의 경제ㆍ교육ㆍ안보 정책을 놓고 “사장님 마인드”라고 연거퍼 비판했고, ‘안랩의 포괄적 임금계약’과 ‘안 후보 부인의 안 후보 보좌관 부당 업무지시 의혹’을 드러내놓고 질의했다. 안 후보의 민간주도 일자리 정책에는 “기술과 산업만 있지 사람이 없다”고도 지적했다. 정의당은 원내 5당 중에선 민주당과 가장 협력적 관계인데다가 지지층도 일부 겹쳐져 있다. 심 후보로선 문 후보와 차별화하면서도 일방적인 비판을 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게다가 홍 후보와는 지난 3차 토론에서 “토론하지 않겠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자서전에 실린 대학시절 지인의 성폭력 조력 논란 때문이다. 4차 때에는 심 후보의 공격이 안 후보에 몰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반면 유 후보와 심 후보는 일종의 ‘밀당’ 관계다. 두 후보는 TV토론 뿐 아니라 이런 저런 자리에서 상대 정당에 대한 호감을 자주 표현했다. 서로 ‘진짜 보수’, ‘진짜 진보’를 표방하는데다가 일관된 노선의 합리적인 정책 정당으로서 서로 후한 평가를 하고 있다. ‘증세’를 비롯해 일부 경제ㆍ복지 공약에서는 상당히 유사점도 있다. 4차 토론에서 유 후보는 “정의당의 공약은 좋아하지만…”이라는 ‘고백’도 했고, ‘3당 단일화’가 의제가 되자 심 후보가 “굳세어라 유승민”이라며 완주를 응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보, 대북정책에서만큼은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

오는 28일로 예정된 5차 TV토론에선 문 후보는 홍 후보, 안 후보는 심 후보에 대한 ‘수비’와 대응전략을 내놓을지, ‘토론 우등생’ 유-심 두 후보간 ‘밀당’ 분위기는 계속될지,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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