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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조경제 ‘아이콘’의 몰락…혈세 70억만 날렸다
정부주도 출연硏 기술지주사
적자규모 커져 세금낭비 비판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박근혜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한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기술지주회사들의 적자 규모가 커지면서 혈세 낭비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폐업하거나 휴업 중인 출자 기업들로 인해 정책 무용론도 나오고 있다. 25일 출연연 기술지주회사인 한국과학기술지주와 에트리(ETRI)홀딩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누적 적자 총합이 7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출연연 기술지주회사는 서랍속에서 잠자고 있는 출연연의 우수한 기술을 창업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연결시켜 창조경제를 구현한다는 취지에서 설립됐다.

지난 2013년 11월 설립된 한국과학기술지주는 한국원자력연구원(79억7000억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54억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53억원) 등 17개 출연연이 공동으로 출자한 국내 최대의 출연연 기술지주회사다. 지난해까지 30개 업체에 168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투자한 업체 중에서 지난해 말까지 매출이 발생한 업체는 4곳에 불과했고 순이익이 발생한 업체는 한 곳도 없었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지주는 설립 이후 매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4년 7억4000만원, 2015년 12억5800만원, 작년에는 15억1200만원으로 적자 규모는 매년 커졌다.

이와 함께 2015년까지 출연연으로부터 총 530억원의 자본금을 출자받는다는 목표에도 차질이 빚어져 현재 자본금은 510억원 규모로 목표치에 미달한 상태다. 적자 누적으로 출자한 출연연 중 투자금을 회수한 곳도 없다.

지난 2010년 5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100% 출자한 기술지주회사인 에트리홀딩스도 사정은 비슷하다. 투자한 자회사들 대부분이 적자다. 작년까지 총 28개 회사에 47억원을 투자했지만 순이익이 발생한 업체는 9개에 불과하다. 이 중 16개 업체는 적자였다.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곳 3곳 중 1개 업체는 2년 전에 폐업했고 2개 업체는 실질적으로 휴업 상태다.

에트리홀딩스도 설립 이후 매년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 2012년 8억5600만원 적자 이후, 2013년 8억8800만원, 2014년 6억3300만원, 2015년에는 11억95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도 당기순손실이 3억1679만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누적 적자는 40억원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 대해 과학기술지주와 에트리홀딩스측은 “주로 민간이 꺼려하는 하이리스크, 첨단기술 쪽에 투자한다”며 “4~5년 후 미래를 내다보는 중장기 투자”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출연연 관계자들은 “수익창출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인정한다해도 출자기업의 폐업이나 휴업은 기술지주회사의 부실과 세금 낭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며 “차기 정부는 이런 점들을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상현 기자/bon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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