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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광장-이양호 한국마사회장] 말(馬)잔등에 올라 타 봄향기를 느껴보자
계절의 여왕인 봄을 맞아 전국 방방곡곡에 벚꽃이 봄향기를 물씬 풍기고 있다. 봄에는 겨우내 쌓아두었던 짐정리는 물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이기도 하다.

흐드러지는 벚꽃 길을 말잔등에 올라타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옛부터 우리는 기마민족의 강인함이 있었다. 말을 통해 외적을 막고, 발전을 이뤘으며 화랑도와 같은 강인한 정신을 함양해왔다. 경제발전 속도가 주춤해 있는 지금, “국제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기마민족의 DNA를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을 되새겨볼 만하다.

우리는 언제부터 말을 멀리하게 됐을까? 탱크가 전쟁수단으로, 차와 비행기가 운송수단으로 말의 역할을 대체하게 된 시기와 맞물린다. 승마장과 목장으로 말이 숨어들며 자연히 사람들의 마음에서도 말(馬)은 설 곳을 잃게 됐다.

접할 기회가 없다보니 여전히 대중들은 승마(乘馬)를 ‘귀족스포츠’, 어려운 대상으로 생각한다. 승마의 태생 배경을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부지불식간에 승마는 이미 우리 곁에 친숙하게 다가와 있다. 전국에 479개의 승마장이 있고, 맘만 먹으면 한 시간 거리에서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승마는 과연 값비싼 운동일까?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1회 10만원의 PT비용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 헬스인구가 많다. 누구도 이를 두고 ‘귀족 헬스’라 하지 않듯, 한 시간에 몇 만원만 지불하면 즐길 수 있는 승마는 이젠 더 이상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다.

승마는 다른 운동과 달리 생명체인 말과 인간이 심장을 통해 교감하는 운동이다. 그 과정에서 신체 능력, 대담성, 협동심, 집중력 등의 정신적 발달을 함께 도모할 수 있음은 널리 알려져 있다.

사회가 숨 가쁘게 돌아가며 현대인들은 다양한 정신적 스트레스에서 비롯된 질환, 그중에서도 발달장애에 노출돼 있다. 감정조절이 서툴러 쉽게 화를 내는 사람, 매사에 무기력한 사람, 작은 일에도 걱정이 앞서는 사람 등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모든 증상이 정신적 장애일지 모른다. 이런 이들에게 승마는 처방전 이상의 특효약이 될 수 있으며, 이를 ‘힐링승마’라 부른다.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도 승마는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다른 말로는 ‘재활승마’라하며 미국, 독일 등 선진국에선 이미 대중화돼 있기도 하다. 미국의 경우 일반인뿐 아니라 참전용사를 위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을 정도로 그 인기가 높다.

마사회는 그동안 체험승마 이벤트를 꾸준히 개최하는 등 승마보급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 승용마 생산농가 육성, 기술지원, 인력양성에도 힘을 쏟았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승마종목의 소년체전 채택, 승마 정규과목 시범학교 운영과 같은 제도적 변화를 이끌어 낸 바 있다.

정부, 마사회, 관계자들의 노력으로 말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2016년 기준으로 승마시설이 479개소며, 체험 승마인구는 89만명이다. 2015년 기준으로 종사자수는 약 2만4000명이며, 말산업 규모도 3조 4000억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걸음마를 뗀 승마가 대중적 레저스포츠로 자리 잡기 위해 승마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옛 선현들은 거철마적(車轍馬跡)이라했다. 수레와 말을 타고 천하를 돌아다니며 노는 모습을 빗댄 말이다. 한 번 말을 탈때마다 승마대중화는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올 봄 말(馬)잔등에 올라 벚꽃길을 걸으며 봄 향기에 취해볼 것을 감히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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