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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을 것 같은데 맛있어”…불닭볶음면에 빠진 동남아
-‘도전’으로 인식되며 신드롬 불러
-한류인기, 매운맛 호기심 시너지
-로컬라면 4배 비싼가격에도 불티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오 이럴수가. 먹을수록 아파. 누가 나 우유 좀 줘”

유튜브에 올라온 불닭볶음면 먹방 영상. 한 인도네이사인이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즐거운듯 깔깔 거린다. 불닭볶음면을 먹기 전에 ‘Cheers’를 외치며 면발을 부딪치거나, ‘Challenge’을 외치며 ‘결의’를 다지기도 한다.

외국인 사이 붐업을 일으켰던 ‘불닭볶음면’ 인기가 심상치않다. 특히 동남아 전역에서 매달 판매량을 경신하며 신드롬을 만들고 있다.

[사진=싱가포르(위)와 인도네이시아인들이 유튜브에 올린 ‘불닭볶음면 도전기(Korean Fire Noodle Challenge)’]

21일 삼양식품에 따르면 지난해 6월까지 20억~30억원대에 불과하던 불닭볶음면 수출액이 7월께 6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가파르게 올라 12월에는 100억원으로 뛰었다. 올 3월에는 150억원을 돌파했다. 이대로라면 올 상반기 안에 월 2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꼭 도전해야봐야할 음식’, 체험 열풍=국물없는 라면인 불닭볶음면은 2012년 라면 업계 최초로 매운맛 측정수치인 스코빌지수(SHU·Scoville Heat Unit)를 도입했다. 불닭볶음면의 스코빌 지수는 4404. ‘한국인의 매운맛’ 신라면(스코빌지수 2700)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눈물, 콧물을 뺄 정도로 맵지만 특유의 감칠맛 때문에 중독성 있는 마니아 라면으로 꼽힌다.

삼양식품은 2013년부터 불닭볶음면을 수출을 시작했다. 전체 수출물량의 85%가 동남아와 중국으로 간다.

해외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2015년 이후 SNS와 유튜브 동영상이 인기를 모으면서 부터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불닭볶음면 도전기(Korean Fire Noodle Challenge)’ 영상이 올라오자 동남아 매출이 부쩍 뛰었다.

매운맛에 도전하려는 승부욕과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재미 요소가 결합돼 바이럴마케팅(Viral Marketing) 효과를 낸 것이었다. 무슬림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수출 초기 할랄 인증을 획득한 점도 한몫했다.

박중석 삼양식품 홍보팀장은 “K팝 등 한류 인기로 인한 우호적 분위기, 강렬한 매운맛에 대한 호기심이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면서 “동남아 지역 여러 축제서 불닭볶음면을 주제로 매운 음식 열전, 누가 더 맵게 먹나 대회를 진행하기도 한다”고 했다.

현재 불닭볶음면은 말레이시아 이온 빅(AEON Big), 자이언트(Giant), 싱가포르 페어프라이스(Fair price), 인도네시아 인도마렛 (Indomaret) 등 주요 대형 유통체인에 입점해있다. 로컬라면 대비 4배 이상의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삼양식품 라면 수출액은 950억원을 기록했다. 수출의 70%가 불닭볶음면이다.

이는 삼양식품의 전체 실적개선에도 큰 도움을 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52억7352만원으로 전년 대비 253.5% 증가했다. 전체매출액은 3593억원으로 2015년 2908억원 대비 23.5% 증가했다.

▶본격적 해외 공략 이제부터=뜨거워지는 불닭볶음면의 인기를 지속시키기 위해 삼양식품은 올해 해외마케팅팀을 신설했다. 현재 해외마케팅팀에서는 바이럴마케팅에 의존하지 않고 온ㆍ오프라인 채널서 적극 홍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라면의 신’이라 불리는 미국 라면 블로거 ‘한스 리네쉬’에게 불닭볶음면에 대한 숨은 이야기와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그의 블로그 ‘THE RAMEN RATER’에 불닭볶음면에 대한 특집 글과 영상을 게재되며 동남아뿐 아니라 전세계 라면 마니아들의 주목을 받았다.

4월부터는 해외 전용 SNS 계정을 신설했다. 활발한 프로모션 활동은 물론 소비자들의 다이렉트 메시지를 통해 소통 강화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해외영업부문 인원도 충원했다. 수출을 늘리기 위해 현지 시장 조사는 물론, 식품 박람회 참여 등 소비자 접점 채널도 다양화했다.

삼양식품은 신규 시설투자도 단행하고 있다. 199억원 가량을 투자해 강원도 원주공장에 라면 생산라인 2개를 증설한다. 이곳에서는 수출 주력품목인 불닭볶음면을 우선 생산하게 된다. 이번 증설을 통해 삼양식품의 생산 능력(Capa)은 매출 기준 연 1000억원 규모가 추가된다. 완공은 올 8월 예정이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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