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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매출 2%도 안되는 한국제약의 매력
-글로벌제약사 “한국은 테스트베드”
-시장규모는 작지만 성장성은 충분
-신약에 대한 적정 가치 보장은 숙제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한국의 제약 시장의 규모는 단지 1~2% 수준에 지나지 않지만 글로벌 마켓에서 봤을 때 한국 시장은 놓쳐서는 안될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제약 시장의 꾸준한 성장세와 함께 선진국 수준의 허가 및 마케팅 시스템이 매력 포인트로 어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시장에선 아직 신약에 대한 적정한 가치가 보장되지 못하고 있어 이 과제가 해결돼야 한국 시장의 매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제약 관련 이미지.

한국화이자 매출, 글로벌 화이자의 1% 수준=글로벌 제약사 중에서도 상위에 속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의 지난 2015년 전 세계 매출액은 489억달러(약 55조원), 2016년 매출액은 528억달러(60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한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화이자제약의 2016년 매출액은 6815억원이다. 한국화이자제약의 매출액은 국내에 진출해있는 글로벌 제약사 중 가장 많은 매출액이며 국내 제약사 매출액 기준 5위에 해당하는 한미약품(6878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화이자제약이 글로벌 화이자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수준으로 미비하다. 이는 다른 글로벌 제약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매출액 1위 제약사 노바티스의 매출액은 494억달러(56조원)이지만 지난 해 한국노바티스가 한국에서 거둬들인 매출은 글로벌 매출의 1%도 채 되지 않는 4484억원에 머물렀다. 3위 제약사 사노피 역시 글로벌 매출액 419억달러(47조원) 중 한국법인인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의 매출액은 3056억원으로 역시 1%가 되지 않는다.

또 다른 글로벌 제약사인 머크, 로슈, 길리어드, 존슨앤드존슨, 아스트라제네카, 애브비 등의 지난 2015년 기준 글로벌 매출액은 25~44조원에 이르고 있지만 이들 한국법인이 올리고 있는 매출액은 4000억원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관계자는 “한국 제약 시장의 규모는 글로벌 마켓에서 1~2% 수준에 그치고 있어 불륨상으로는 그리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 제약 시장엔 어떤 매력이=그럼에도 세계 유수의 글로벌 제약사들이 앞다투어 한국에 진출하는 이유는 뭘까? 지난 1999년 국내에 설립된 글로벌 제약사들의 대표 모임인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는 2016년 말 현재 41개의 회원사가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는 한국화이자제약, 한국노바티스, 한국로슈,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바이엘코리아,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한국법인 등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이처럼 글로벌 제약사들이 한국 시장을 관리하는 이유는 한국 제약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 글로벌 제약사 관계자는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고령화가 빨리 이뤄지고 있는 나라로 그에 따라 의약품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마켓”이라며 “아직 그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매년 조금씩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글로벌 본사에서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환경에 더해 한국 제약 산업의 높은 수준도 글로벌 제약사들이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한국은 제약과 관련된 허가 및 마케팅 시스템을 미국, 유럽과 같은 선진국 수준으로 발 빠르게 끌어올리는 노력을 해왔다. 이에 미국, 유럽에서 설정된 시스템을 그대로 한국 시장 진출시 도입해도 별다른 거부감이 없다는 것이다. 글로벌의약산업협회 관계자는 “이머징 마켓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은 성장 가능성은 높지만 각 국가마다 허가나 마케팅 전략을 새로 짜야하는 불확실성이 있다”며 “반면 미국, 유럽 수준으로 올라온 한국은 이런 불확실성이 없어 안정적으로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신약에 대한 적정한 가치 보장돼야 관심 이어질 것=하지만 한국 제약 시장이 마냥 장밋빛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보기에 한국 시장에도 분명 리스크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신약에 대한 적정한 가치를 보장해 달라는 것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혁신적인 신약을 통해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여왔고 사망률을 1% 감소시킬 때 국민이 누리게 되는 경제적 가치는 최대 2325조원으로 파악된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의약산업협회에 따르면 등재된 신약의 가격은 OECD 국가 평균 가격의 45% 수준이다. 보험에 등재된 전체 신약의 73%를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글로벌 제약사 관계자는 “한국 시장은 우수한 연구진을 바탕으로 한 높은 임상시험 수준과 매년 의미있는 사업 결과를 통해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는 받고 있지만 신약에 대한 적정한 가격 보장 측면에서는 아직 부족한 것으로 여겨진다”며 “신약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는 케이스가 반복된다면 글로벌 제약사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은 중국 등 다른 곳으로 옮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글로벌 제약사 글로벌 매출 및 국내 실적 현황>

회사명 글로벌 매출액 회사명 한국 매출액(억원)

노바티스 494억 달러(56조원) 한국화이자제약 6815

화이자 489억 달러(55조원) 한국노바티스 4484

사노피 419억 달러(47조원) 한국로슈 3675

머크 395억 달러(44조원) 바이엘코리아 3347

로슈 376억 달러(42조원)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3056

길리어드 326억 달러(37조원) 글락소스미스클라인 3005

존슨앤드존슨 314억 달러(35조원) 한국베링거인겔하임 2663

아스트라제네카 247억 달러(28조원) 한국얀센 2452

애브비 228억 달러(25조원) 프레제니우스메디칼케어 1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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