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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이제석 “安 돌깡패로 표현하려 포스터 단순화”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안철수 후보는 돌깡패, 상남자.”

이제석 광고연구소 대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이렇게 평했다. ‘광고천재’로 불리는 이 대표는 16일 공개된 국민의당의 ‘당명없는’ 선거포스터로 덩달아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됐다. 그는 헤럴드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안 후보는 이중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며 “사람이 겉으로는 온화해 보이지만 자세히 알면 돌깡패, 상남자”라고 했다. 이번 대선기간 동안 후보의 홍보 컨셉도 이같은 이미지에 맞췄다고 했다. 당명을 빼고 텍스트(글자)를 최소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대표는 이를 ‘도발’이라고 표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포스터를 만드셨나?

=작업에 개입한 것은 맞지만 직접 만든 것은 아니다. 컨셉트 디자인과 가이드라인을 줬다. 내용을 줄이고 단순하게 가자고 했다. 텍스트 위주로 하는 것보다 이미지로 가는 게 좋다는 조언을 드렸다. 홍보물 전반에 걸쳐 조언했다. 공보물 책자도 말한대로 나왔다. 조언은 기획단계부터 아트워크 전반에 걸쳐 이뤄졌다. 회사(광고연구소)일과도 상관없다. 안 후보와 원래 알던 사이라 개인 차원에서 도움을 준 것이다.

▶당명이 빠진 이유는 뭔가?

=고의적으로 감추라고 하지 않았다. 색깔이나 기호도 일종의 언어다. 글씨로 나타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뺀 것이다. 벤츠도 로고만 들어가고 샤넬도 상표만, 나이키도 심벌만 들어간다. 커뮤니케이션에서 텍스트는 10% 미만을 차지한다. 나머지는 이미지, 청각적인 것이다. 대선은 워딩싸움이 아니라 캐릭터 싸움이다. 시각적 이미지에서 차별화가 되고 차별화가 될 수 있는 것은 직관적인 부분이다. 포스터를 두고 나오는 해석들이 재밌다. 의도하지 않은 것이다. 만세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v3를 형상화했다’, ‘국민의당 로고를 형상화했다’는 등의 해석이 나오는데 기획 당시 원작자의 의도와 관계 없다. 빨리 만들고, 있는 사진 쓰자고 그 사진을 썼다. 큰 의미를 담지 않았다. 빨간색을 보고 어떤 이는 코카콜라를 떠올리고 어떤 이는 피를 떠올리는 것처럼 자신의 필터를 통해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제석 대표가 생각하는 안철수 후보의 이미지는 뭔가?

=이중적 이미지다. 사람이 겉으로는 온화해 보이지만 겪어보니 돌깡패, 상남자 스타일이다. 야전에서 뛰는 코만도, 람보, 체 게바라 같다. 하지만 안 후보는 그것이 잘 안 드러난다. 절대 부드러운 사람이 아니다. 이번에 안 후보의 현수막이나 포스터 카피를 보면 ‘혁신’ ‘변화’ 등 한단어씩 들어간다. 도발적이다. 안 후보를 잘 나타내는 것은 도발이다. 혁신가의 특징이 단순한 걸 좋아한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도 마찬가지다.

▶안 후보와의 인연은?

=국민의당 창당하기 전부터 알았다. 이름을 짓는다길래 자유로운 의견을 개진했다. ‘새정치’ 등 추상적인 얘기를 하길래 국민의당이 좋겠다고 했다. 안 후보가 직접 전화를 주셨더라. 다른 정치인들과 일을 해보면 수행비서 통하고, 학교 교수 통하고 그렇게 해서 전화가 온다. 직접 전화해서 밥 먹자고 하더라. 좋은 광고는 클라이언트가 만든다. 눈이 썩었거나 결정장애가 있으면 못한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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