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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상미 “남궁민은 해결사, 나는 어루만져주기 전문”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남상미는 인터뷰를 자주 안하지만 인터뷰를 즐길 줄 안다. 여러 명의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기 때문에 비슷한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매번 다른 대답을 하려고 애쓴다. 그녀는 그 과정을 힘들어 하지 않고 재밌게 받아들인다.

남상미는 드라마 ‘김과장’에서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TQ그룹 경리부 대리 윤하경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다.


“드라마 여주인공중 가장 시원시원한 캐릭터라고 했어요. 경영진으로부터 희생된 이 과장의 누명을 풀어주기 위해 그 관계를 풀어가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시원하게 지르는 게 제 목소리를 내는 것 같아 편하게 연기했어요. 박재범 작가님이 제게 요구한 것은 야구방망이로 스윙하는 것, 한가지뿐이었어요. 일본 여자 모델의 광고에 나오는 이 장면을 동영상으로 보고 스크린 야구장으로 가 연습했어요. 감독님이 촬영후 편집본을 보고 저에게 감사 문자를 보냈어요.”

남상미는 가만히 있어도 단아함이 나오는 이미지라, 야구망망이를 휘두르는 장면만으로 큰 반전을 이뤄냈다. 그것은 안하무인이었던 검사 출신의 악역 이준호(서율)를 꼼짝 못하게 만든 요인이기도 했다.

“이준호(서율)를 굴복시킨 요인은 다름이에요. 서율은 판에 짜인 대로 교육을 받고 자라, 배트 치는 하경의 모습에 어리둥절 하면서 반했죠. 순수 호기심이 생긴 겁니다. 시크하게 한번 치실까요 라고 말하는 윤하경에게 대응전략을 못 찾는거죠. 저는 그런 하경이 무척 좋았어요.”

남상미는 남궁민과 이준호 사이에서 삼각 러브라인이 있을 법한데, ‘김과장’에는 그런 멜로가 없었다. 그러니 남상미의 분량은 여주인공임에도 결코 많지 않았다.

“분량을 생각했다면 제가 먼저 러브라인을 빼달라고 안했겠죠. 멜로 욕심은 없었고요. 멜로 없이 우리만의 주제로 끌고간다는 데 제작진의 합의가 있었어요. 하경은 구성원들을 어루만져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김과장’(남궁민)은 해결사, 하경은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역할이에요.”


인간 남상미도 사람들의 아픈 사연을 듣는 걸 좋아한다. 하경이 그런 캐릭터라 남상미는 신나게 연기했다.

“이준호와 그런 신을 찍을 때는 롱테이크인데 NG 한번 안났어요. 직장 동료의 우정과 사랑, 이런 것들을 포괄적으로 코믹하게 그려냈다고 생각해요. 그런 게 되는 배우, 그런 향기를 가진 배우들이 많아서 가능했다고 봐요.”

남상미는 ‘김과장’의 경리부원들이 너무 대단한 사람들이 많아 이들과 어떻게 하면 잘 어울릴까만 생각했다고 한다.

“안보이는 캐릭터가 없었어요. 미스 캐릭터가 없는 거죠. 한 작품을 끝내면 친해지는 사람이 1~2명 생기는데, 이번에는 모두 다 친해졌어요.”

남상미는 특히 추부장으로 나온 김원해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저에게 ‘애기 씨’ 하면서 잘해줬어요. 김원해 선배님은 경험도, 아이디어도 많아 배운 게 많아요. 기러기 아빠인 추부장이 새벽에 가족과 통화 하면서 떨어진 담배 재를 빈 소주병에 넣는 건 100% 선배님의 아이디어였어요. 추남호라는 캐릭터를 저 병안에 다 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도봉순’에서는 코믹오버 연기를 하시더라고요. 김원해 선배님은 조금 약한 대사에는 양념을 넣어 의미를 살려내요. 사람에 대한 따뜻함이 있고 감수성도 대단하지죠. 부드럽고 인간적이에요. 술은 못하시는데 악기는 20개 정도 다룰줄 알아요.”


남상미는 나이에 비해 성숙하다. 실제 딸을 키우는 엄마이기도 한 남상미는 사람을 잘 보듬어안아줄 그런 성격을 지녔다.

“원래 있는듯 없는 듯한 성격이고, 학창시절에도 창밖을 보는 과묵한 성격인데, 연기하면서 많이 바뀌었어요. 캐릭터들이 제 몸안에 들어왔다 나갔다 하면 그게 남아있어요. 좋은 영향을 주는 캐릭터와 사람들을 많이 만난 게 행운이죠.”

남상미는 예능에는 거의 출연하지 않지만 ‘집밥 백선생3’에는 나온다. 사실 요리를 잘 하지 못한다. 백선생이 레시피를 물어보면 시어머니 레시피만 얘기한다. 그런데도 반응이 좋다.

“제작진이 요리를 잘 하는 여성이 아닌, 요리를 못해도 진정성 있는 여배우, 여자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여성을 원한다고 했어요. 원래 예능에는 청심환을 두개 정도 먹고 나가는데, 여기서는 안먹어도 편안해요.”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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